브런치를 시작하면서, 약간의 죄책감?이라고 해야 하나. 정말 진지하게 작가가 되고 싶어 글쓰기를 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에 비하면 나의 글들은 끄적거림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저 라이킷만 하나 더 증가해도 기뻤고, 아이들이 잠들고 난 후에 자유시간을 의미 있게 보낸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그런 내게 조회수 10000을 달성했다는 알림이 뜨다니! 2천 명 앞에서 춤은 춰보았으나,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내 글을 읽었다는 사실에 부끄럽기도 하고, 긴장도 된다.
첫 번째 드는 감정은 내가 뭔가 해냈구나 싶었다. 전업주부라는 직업은 거의 매일이 똑같고, 내가 노력한 것이 티가나는 결과물이 있는 것도 아니라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경우도 거의 없다. 두 번째는... 통쾌함. 사실 한집에 살고 있는 나의 적(남편)은 글을 읽고 쓰는 것을 밥먹듯이 하는 사람이다. 온갖 서평단에 응모하여 책을 읽고, 독후록을 남긴다. 책을 내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었나. 혼자 쓰고 남기기만 하는 남편에게, 나는 이렇게 쓰고, 많은 사람들이 읽어준다 보여주고 싶었다. 나만 아는 복수를 오늘 성공했다.
세 번째는 조회수는 치솟는데, 댓글과 라이킷은 조용하다. 그래서 무서웠다. 무대에서 신나는 음악에 춤을 추는데 관객들이 빤히 쳐다만 보고 있는 기분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이라고 적긴 했으나, 내가 말하고자 한 것이 잘 전달된 것인지 알 길이 없으니 무섭다.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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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집에 바쁜 일이 생겨서 저녁 8시가 돼서야 문제집 얘기를 꺼냈다.
"오늘 잊은 거 없어? 8시부터 문제집 풀자-"
"알았어~"
아이가 기분 좋게 대답해줬다. 10문제를 30분 동안 풀고, 오늘은 일기를 써야겠다며 방학숙제를 하는 아이를 보니 또 예쁘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조금 떨고 있다.
(엄마가 너의 이야기를 조~금 쓰고 관심을 받았는데, 나중에 알면 싫어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