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토프 Aug 08. 2021

내가 사이다를 낳았나 봐

이것은 4대1의 싸움

에피소드 1


남편의 꿈은 귀농이다. 나는 도시가 좋다.

남편은 내가 사놓은 파를 끝이 조금이라도 말랐다 싶으면, 잽싸게 베란다에 심어놓는다. 우리 집에 있는 식물들은 무섭게 잘 자란다. 건장한 스투키, 산세베리아에서도 싹이 잘 올라온다. 그럼 또 잽싸게 화분에 옮겨서 계속 계속 늘어난다.

"저게 다 돈이었으면 좋겠네~"

아이를 돌보는 것보다 더 자주 들여다보는 것 같아 가끔씩 비꼰다. 필요할 때 부르면 거의 매번 베란다에 있다. 하루는 남편이 딸에게 자신의 꿈에 대해 말했다.

"아빠는 나중에 시골에 가서 마당 넓게 2층 집 지어서 살고 싶어~"

딸이 말했다.

"그래라~"






에피소드 2


남편이 딸에게 말한다.

"수지야 연예인 할래? 5백억 벌어서 아빠 빌딩 사게 백억만 줘. 아빠가 매니저 할게."

딸이 말한다.

"잘할 수 있겠어?"



에피소드 3


만복아 오늘은 저녁에 김밥 싸줄게. 재료 다 있어.

수지 저녁엔 김밥 먹자.

저녁 메뉴는 김밥이라고 세 번은 말한 것 같은데, 남편이 묻는다.

"저녁에 뭐 먹을 거 있어? 나가서 사 올까?"

나는 또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가만히 있으면, tv를 보고 있던 만복이가 말한다.

"엄마가 김. 밥. 싼다고 했잖아~"

매거진의 이전글 좀 힘든 아이 인건 아시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