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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토프 Aug 08. 2021

2017년 우리 집 베스트 육아일기

7살, 5살 쫑알쫑알이 시절

1월 10일.


엄마까투리를 보던 만복이가 말했다.

"저 엄마는 힘들겠다 애가 넷이라서. 아빠도 없고. 아빠는 어디 갔지?"


해부도와 해부 모형 내시경 사진을 좋아하는 수지는 시크릿 쥬쥬에도 뼈가 있냐고 물었다. 괴물이 나타날까 봐 무서워서 못 자겠다는데. 나는 가끔 네가 무섭다.



4월 14일.


수지가 기분이 안 좋은지 계속 투정 부려서

"내일은 엘사 원피스에 왕관도 쓰고 홈플러스에 가자~"라고 했더니

"꺄아~~ 너무 이쁘겠다~." 하며 좋아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만복이는

"하나도 안 예쁜데~되게 못생겼는데."

아들과 딸은 이런 게 힘들다.

겨우 달래 놓으면 원점이다.



4월 18일.


만복이가 자기 전에  뜬금없이 훌쩍였다.

대체 왜 그러느냐고 물어도

엄마가 웃을까 봐 내일 말해주겠다고, 둘만 있을 때 얘기해주겠다고 했다.

난 너무 궁금해서 꼭 듣고 자아했고, 안 웃겠다고 약속을 하고 나서야 만복이는 겨우 입을 열었다.

엄마가 나 말고 다른 사람 좋아해서  그래

그래서 누구, 수지? 아빠? 엄마 친구?

아니 다른 사람... 박보검.

나는 약속을 지킬 수가 없었다. 풉 하고 웃어버렸고. 만복이는 더 울었다.

무한도전에 나온 박보검을 보고 너무 좋아라 했더니... 아니 근데 오늘 화요일인데? 토, 일, 월, 화 4일이나 지났는데?

이것은 마치 사춘기 소녀를 달래야 하는 미션 같았다. 엄아는 박보검을 만날 수도 없고, 네가 보니하니를 좋아하지만 티브이로만 봐야 하는 것과 같고, 엄마는 만복이가 먹고 싶다는 건 다해주지만 박보검한테는 해 줄 수가 없다고(슬프다).

그제야 만복이는 기분이 좀 풀렸다.

나는 이제 박보검을 보고도 웃을 수가 없다.


그리고. 혼자보기 아까운 보너스.

둘째 수지가 6살일 때

정말 못 알아듣는게 아닐까 의심했던  그 시절.


말캉라우


스쿨랜드 환자 왕국


꼴깔콜


샐콤달콤


늦게 자면 지갑하잖아.


시원스쿨땅콩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도전하세


동서남극


고슴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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