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우와 현서의 이야기-4

이것도 사랑인건가?

by 에토프

평소와 다른 주말을 보낸 현서에게는 월요일 아침마저도 상쾌하게 느껴졌다.

아직 어두운 새벽 6시. 한참 자고 있을 시간에 현서는 눈이 떠졌다.


'6시면 일어난댔는데, 연락해볼까? 출근 잘하라고 하나만 보내고 다시 자도 되겠지 뭐.'


연우는 일어나자마자 쌀을 씻어 밥솥에 옮기고, 취사 버튼을 눌렀다. 졸린 눈을 비비며 화장실에 가려는 그때 알림 소리가 울렸다.


'일어났어? 월요일에 제일 바쁘다며, 밥 잘 챙기고, 출근 잘해~'


'일찍 일어났네? 너도 오늘 하루 잘 보내~~'


연우는 서둘러 씻었다. 씻고 나와 어제 골라놓은 옷을 입고, 머리를 말리며, 뉴스를 시청했다. 갓 지어진 밥을 먹고, 양치를 하고 나니 10분 정도 여유가 있었다.


'일찍 가서 공문이나 처리해야겠다.'


집안에 켜져 있는 전등을 끄고 안 쓰는 콘센트를 뽑으며 집안을 한 바퀴 둘러본 뒤, 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확인하고 신발을 신던 연우는 살짝 열려있는 싱크대 문을 발견했다. 연우는 신발을 다시 벗고, 싱크대 문을 끝까지 잘 닫아놓은 뒤 안심하며 학교로 출발했다.


현서는 다시 잠에 들지 못했다.


'더 연락하는 건 좀 그렇겠지.. 한창 일하고 있을 텐데.'


소개팅도 처음이고, 연애도 해본 적이 없으니 답답하기만 했다. 현서는 연우와 자신이 어떤 사이 인지 명확하지 않 잠이 오지 않았다. 울리지 않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멍하니 벽만 보고 있었다.


'방청소나 하자.'


책상 위 버릴 것 들을 골라내고, 옷장을 열어 유행이 지나 입지 않는 옷들과 구멍 난 양말을 골라냈다. 롤 테이프로 침대 위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덮고 잤던 이불은 털려고 한편에 개어놓았다. 물티슈로 여기저기 쌓은 먼지를 닦아내고, 마지막으로 방바닥까지 깨끗하게 닦았다.


'아 개운하다 이제 샤워를 해볼까?'


나와보니 현서의 어머니가 아침 준비를 하고 있었다.


"네가 웬일이야? 방학이라고 하지 않았어?"


"자다 깼는데 다시 잠이 안 와서 방청소했어."


현서는 청소와 친하지 않다. 현서는 쓰던 흔적을 남기고, 흔적이 쌓이면 한 번에 싹 치우는 것을 좋아했다. 대신 기억력과 눈치가 있는 편이라 물건이 제자리에 있지 않아도 금방 잘 찾아냈다.

시원하게 샤워를 마친 현서는 머리카락을 대충 말리고 식탁에 앉아 밥을 먹으며, 핸드폰을 본다.

아무 연락도 없었다. 장 친한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본다.


'나 케이크 만들러 갈 건데 같이 갈래?'


친구 하나가 내일이 애인 생일이라 직접 케이크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며 같이 가자고 했다.


'나도 예약할 수 있나?'


'넌 누구 주려고? 아마 가능할 거야.'


현서는 연우가 부담스러워할 것 같았지만, 그래도 직접 만든 케이크를 주고 싶었다.



"케이크 시트 종류랑 사이즈 먼저 골라주시고, 크림 종류랑 토핑, 데코 선택하시면 자리로 가져다 드릴게요."


현서의 친구는 정성스럽게 케이크를 만들었다. 딸기로 큰 하트를 만들고, 다시 하트 안을 크림으로 채운 뒤, 초코펜으로 둘의 이름을 새겼다.


'문구는 하지 말아야겠다.'


현서는 골고루 담아온 과일로 케이크를 꾸몄다. 청포도, 딸기, 망고 조각을 정성스럽고, 풍성하게 담았다. 혼자 살면 과일을 챙겨 먹는 것이 힘들 것 같았다.


'오늘 반응을 보면 어떤지 알 수 있겠지?'


현서는 연우가 계속 생각나기도 하고 신경 쓰이기도 했지만, 이 감정이 사랑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연애하는 친구들을 보면 불꽃이 튀는데, 현서와 연우는 잔잔한 강물 같아서 상대방에게서 빛이 나고, 시간이 멈춘 것처럼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그런 대단한 장면은 그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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