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휴경지의 기적: 어르신과 함께 되살린 땅.
휴경지의 기적: 어르신과 함께 되살린 땅
시골에 내려온 우리를 마을 어르신들은 두 가지 시선으로 바라보셨다. "얼마나 살다 떠날까?" 하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들, "젊은이들이 왔으니 동네에 활기가 돌겠구먼!" 하며 반기는 분들. 우리는 탐탁지 않은 눈초리에도 흔들리지 않고, 좋은 날이든 궂은날이든 행동으로 보여주리라 다짐했다.
동생 내외가 마을에 정착하며 어르신들의 작은 부탁을 들어드렸다. 형광등 교체, 동파된 수도 수리, 유자 수확 후 경매장 운반까지, 소소한 일도 최선을 다해 도왔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어르신이 마을회관 뒤편의 논을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여보게, 이 땅 좀 갈아줄 수 있겠나?" 좁고 농기계 다니기 힘든 땅이었지만, 우리는 망설이지 않았다. 서로 돕는 게 시골의 생존 법칙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을회관 뒤 논을 시작으로, 어르신들의 묵혀진 전답을 하나씩 맡게 됐다. 벼, 감자, 메밀, 귀리를 심으며 어떤 작물이 이 땅에 어울리는지 배워갔다. 어르신들은 봄이 되면 텃밭의 상추를 나누며 미소를 지으셨고, 우리는 그 따뜻함에 마음이 녹았다. 고갯길 너머 묵은땅들도 차츰 우리 손길로 되살아났다. 포클레인과 트랙터가 오가며 좁은 길은 점점 넓어졌고, 휴경지는 농작물이 춤추는 들판으로 변했다.
목회자로서 사람을 섬기던 마음, 경영자로서 작은 일에 성실했던 믿음이 이곳에서 하나가 됐다. "먼저 선을 행하라, 작은 일에서 성실하라"는 가르침이 휴경지를 기적으로 바꿨다. 어르신과 함께한 이 여정은 단순한 농사가 아니라, 신뢰와 정성으로 맺은 열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