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의 문(연재)

시즌 3 - 4화: 경계의 남자 - 빛의 편에 선 자

by Leo Song

9개의 문



시즌 3 - 4화: 경계의 남자 - “빛의 편에 선 자”



인트로


빛은 완성되었다.
그러나 완성된 빛의 중심에는 언제나 경계의 그림자가 남는다.


도윤은 그 경계 위에 서 있었다.
빛의 편이라 불렸지만,
그의 마음 속에는 여전히 어둠의 언어가 남아 있었다.


그는 이제 하민의 반대편이 아니라,
하민의 ‘안쪽에서’ 존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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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은 보이지 않는 문,
즉 인간의 심장 안에서 열린 마지막 문을 발견했다.
문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내면으로 옮겨졌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하셈의 음성이 말했다.


“누군가는 아직 그 안에서 돌아오지 못했느니라.”


그리고 그 순간,
빛의 방향에서 도윤이 걸어 나왔다.



1. 빛의 편에 선 자


도윤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의 얼굴은 예전보다 더 맑았지만,
그 눈 속에는 낯선 거리감이 있었다.


“네가 돌아왔구나.”
하민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하지만, 같은 길로 돌아온 건 아니야.”


그의 발끝에서 미세한 빛의 입자들이 퍼져나갔다.
그 빛은 따뜻했으나,
그 중심에는 투명한 균열이 있었다.


“나는 어둠을 넘어왔지만,
그 어둠을 완전히 떠나진 않았어.”

“그럼 넌 아직 경계에 있군.”


“아니. 나는… 경계 그 자체야.”



2. 시간의 공명


그 순간, 도시의 공기가 흔들렸다.
유리벽, 전광판, 고층의 불빛들이 동시에 진동했다.
마치 도시 전체가 한 호흡으로
하민과 도윤의 대화를 듣고 있는 것처럼.


하민이 말했다.

“너는 왜 돌아왔지?”

“문이 열렸기 때문이야.
그 문은 우리 모두 안에 있지만,
누군가는 그 문을 닫지 못했어.”


“누군가?”

“너야.”


하민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 순간, 도시의 그림자들이 일제히 일렁였다.
그의 마음 속에서 ‘열 번째 문’의 박동이 느껴졌다.


도윤은 덧붙였다.
“너는 쉐미니의 완성을 보았지만,
그 끝에서 하셈의 고통은 보지 못했지.”



3. 하셈의 고통


하민은 숨을 멈췄다.
그 말은 칼처럼 날카로웠다.


“하셈의 고통이라니?”


“빛이 완성될 때,
그 빛에서 멀어진 모든 존재가 기억 속에서 고통받는다.”


도윤의 음성은 차분했지만,
그 안에는 깊은 슬픔이 있었다.


“그 고통은 하셈의 심장 안에 남아 있어.
그분은 완전하나, 완전 속에서도 잃은 자들의 울음을 품고 계시지.”


하민은 고개를 숙였다.


“그럼 우리가 느끼는 이 리듬…
그건 세상의 불안이 아니라, 하셈의 눈물이구나.”


“그래.
빛의 편에 선다는 건 승리를 뜻하지 않아.
그건 하셈의 고통에 공명하는 선택이야.”



4. 경계의 언어


하늘에 금빛의 파문이 번졌다.
빛과 어둠이 나란히 진동하며 하나의 음을 만들었다.


하민이 물었다.

“그래서 넌 여기에 머무는 거냐?”

“그래. 나는 빛의 편에 있지만,
어둠을 잊지 않기 위해 이 경계에 남았어.”


“그건 위험한 선택이야.”

“아니.
그건 잃은 자들을 위해 열린 선택이지.”

그 말과 함께,
도윤의 손끝에서 빛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 빛은 도시의 바닥을 따라 번졌고,
사람들의 그림자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 빛은 부드럽고, 슬펐다.
그것은 하셈의 위로였다.



5. 하민의 깨달음


하민은 도시를 바라보았다.
모든 건물, 모든 거리, 모든 사람들의 눈빛 속에서
하나의 동일한 진동이 들려왔다.


그것은 생명의 리듬이자,
하셈의 눈물이 맺힌 빛의 노래였다.


그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하셈,
빛이 완성된 곳에서도
당신의 슬픔이 멈추지 않는다면,
그 슬픔 속에서 제가 함께 울게 하소서.”


그 순간,
그의 가슴 속에서 열 번째 문이 진동했다.
문은 닫히지 않았다.
대신, 하셈의 심장과 이어졌다.



클리프행어


바람이 불었다.
도윤이 천천히 하민에게 말했다.


“이제 다음 문이 열릴 거야.
하지만 이번엔, 너 혼자서 가야 해.”


“왜?”

“이번 문은 선택이 아니라, 증언이니까.”


그 말이 끝나는 순간,
도시의 하늘에 새로운 빛의 문양이 떠올랐다.
그 중심에는 한 단어가 새겨져 있었다.


“에데르(עֵדֶר) ― 흩어진 자들의 회복.”



다음 화 예고


[시즌 3 – 5화] 증언의 문 - “에데르의 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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