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의 문: Neo-Urban Fantasy》연재.

1 - 2화: 고무공과 신호음 - 첫번 째문.

by Leo Song

시즌 1 – 2화





08:08 정류장 - 첫번재 문





2화: 고무공과 신호음





인트로

도시는 언제나 바쁘다.
하지만 그 안에서 한 사람의 발걸음이 멈출 때, 그곳에 숨겨진 세계의 균열이 드러난다.
아침 08:08,

작은 고무공 하나가 내 인생의 모든 시간을 바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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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장의 시계가 매일 같은 시각 08:08에서 멈춘다.
버스는 반복되는 코너를 돌고, 골목 끝에서 나는 숨어 있는 문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문 너머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속삭임을 들었다.





1. 반복되는 08:08


아침 공기는 여전히 축축했다. 밤새 비가 조금 내렸는지, 아스팔트 위에 작은 웅덩이가 남아 있었다.
08:08, 정류장 전광판의 숫자가 오늘도 멈춰 있었다.
처음엔 단순한 고장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 숫자가 나를 어딘가로 부르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또 08:08이네.”


내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공허하게 흩어졌다.
주변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휴대폰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에겐 단순히 또 하루의 출근길일 뿐이었다.

그때, 빨간 고무공이 튀어나왔다.
마치 누군가가 정확히 그 순간을 노린 듯, 내 발목을 스치며 차도로 굴러갔다.





2. 고무공, 그리고 아이


작은 아이가 갑자기 정류장 난간 사이로 몸을 내밀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손을 뻗었다.
그 순간, 공과 아이의 어깨가 동시에 내 손에 닿았다.
그리고 바로 이어진 삑― 삑― 소리.


신호음이 여덟 번 울렸다.


그 소리는 평범한 교통 신호가 아니라, 문을 두드리는 두드림 같았다.
나는 그 울림이 몸 속에서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
심장이 그 신호에 맞춰 두근거렸다.


“고마워요!”
아이는 환하게 웃으며 공을 품에 안았다.


그 웃음은 빛처럼 사라졌고, 동시에 전광판의 숫자가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08:09, 08:10.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3. 낯선 균열


버스 108번에 올라타자, 창밖 풍경은 익숙했지만 어딘가 불편했다.
세탁소 간판 위의 낡은 스티커가 눈에 들어왔다.
아홉 칸 중 첫 번째 칸만 흰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그 옆에 글귀가 빛났다.


선택이 곧 시간이다.


순간, 세상이 정지했다.

버스의 진동이 멈추고, 사람들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내 숨소리만 남은 정적 속에서, 나는 그 문장을 천천히 되뇌었다.


“선택이… 곧 시간이다?”





4. 반복되는 골목

을지로 골목으로 들어선 버스는 잉크와 금속 냄새가 뒤섞인 좁은 길을 달렸다.
그리고 나는 데자뷔처럼 익숙한 장면을 다시 보았다.
같은 간판, 같은 실외기 물방울, 같은 금속 긁는 소리.


“이거, 방금…”


말이 끝나기도 전에 버스가 멈춰 섰다.
승객들은 아무렇지 않게 내렸지만, 나는 몸이 얼어붙었다.
모든 것이 반복되고 있었다.

마치

08:08의 신호음처럼 규칙적으로.





5. 고무공의 비밀


내 발끝에 작은 무언가가 툭 부딪혔다.
바라보니 그 고무공이었다.
분명 아까 아이가 가져간 것이었는데, 언제 내 발 앞에 떨어진 걸까?

손에 들자, 고무공은 미세하게 진동했다.
그리고, 그 진동 속에서 삑― 삑― 여덟 번의 신호음이 들렸다.
나는 숨을 삼켰다.
도시가 내게 말을 걸고 있었다.
아니, 문이 나를 시험하고 있었다.





6. 사라지는 버스


버스 문이 다시 열리자, 아무도 없는 정류장이 드러났다.
분명 방금 전까지 사람들로 가득했던 그곳은, 이제 텅 비어 있었다.
나는 황급히 주위를 둘러봤다.


“이게… 현실이야?”

내 목소리가 허공에서 허망하게 부서졌다.

손 안의 고무공이 갑자기 멈췄다.
그리고, 정류장 시계가 다시 08:08로 돌아갔다.
세계가 되감기듯, 도시가 숨을 고르는 듯.





7. 균열의 심장


멀리서 어린아이의 웃음소리가 희미하게 울렸다.
나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차가운 공기만이 내 폐를 스치고 지나갔다.


선택이 곧 시간이다.


머릿속에서 그 문장이 다시 울렸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아침의 그 작은 선택이 지금의 균열을 만든 것임을.

문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은 이미 나를 선택했다.





클리프행어

정류장 너머, 골목 끝에서 빛이 번쩍였다.
그 빛 속에서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하민.”





다음 화 예고

[1-3화] 반복되는 코너 ― “두 번째 균열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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