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의 문(연재)

외전 9: 기록의 전쟁

by Leo Song

9개의 문



외전 9: 기록의 전쟁


인트로


도시는 기록으로 유지된다.
그리고 기록은 권력이다.


누가 이름을 남길 것인가.
누가 이름을 지울 것인가.


그 싸움이 시작되는 순간,
도시는 더 이상 배경이 아니다.
전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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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호는 세 개의 봉투를 거부했다.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방식으로는 선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 순간 기록실이 흔들렸고,
흰 옷의 노인이 말했다.


“기록은 위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검은 정장은 경고했다.


“그 선택은 전쟁을 부를 것이다.”

그리고 기록실의 벽이 갈라졌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서판처럼 펼쳐졌다.



1. 도시가 깨어나다


균열은 기록실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파장은 도시 전역으로 번졌다.


전광판이 일제히 꺼졌다.
신호등이 멈췄다.
은행 서버가 지연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휴대폰 화면에
동시에 하나의 문장이 떠올랐다.


[기록 동기화 실패]


민호는 기록실 한가운데 서 있었다.
서랍들이 폭발하듯 열리고
수천 개의 이름이 빛의 조각이 되어 허공을 떠다녔다.


검은 정장이 손을 들어 올렸다.


“동기화 재설정.”


그의 손짓과 함께
빛의 이름들이 검은 실선으로 묶이기 시작했다.

마치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가
모든 존재를 다시 통제하려는 듯.



2. 지워지는 구역


도시의 남쪽 구역.
노후된 주택가.


그곳의 건물 외벽에서
주소 표지가 사라졌다.


지도 앱에서
구역 전체가 희미해졌다.


사람들은 불안해했다.


“여기 왜 안 잡혀?”
“주소가 안 떠!”
“인터넷이 끊겼어!”

그러나 그것은 오류가 아니었다.

그 지역은 **‘삭제 대기 구역’**으로 전환된 것이었다.


검은 정장이 말했다.


“저항이 발생한 구역은 정리한다.”


민호의 심장이 세게 뛰었다.

“정리라니… 사람들도 있는데!”


“기록되지 않은 자는
도시의 부하를 증가시킨다.”



3. 기록실의 반격


흰 옷의 노인이 민호를 바라봤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 아니다.
행동의 시간이다.”


민호는 숨을 고르며 물었다.


“제가 뭘 할 수 있죠?”

노인은 서랍 하나를 열었다.
그 안에는 비어 있는 서판이 있었다.


“이름을 직접 기록해라.”


민호는 망설였다.

“제가요?”

“기록은 권력이다.
그러나 권력은 위에서만 오지 않는다.”


검은 정장이 비웃었다.

“인간이 기록을 다룰 수 있을 것 같나?”


그는 손을 내리쳤다.
기록실 바닥이 갈라졌다.
검은 선들이 도시 전체로 뻗어 나갔다.



4. 충돌


민호는 빈 서판을 붙잡았다.
손이 뜨거워졌다.


그의 머릿속에
수많은 이름이 스쳤다.


이수진.
박태윤.
이름 없이 지워질 뻔한 사람들.


민호는 떨리는 손으로
첫 이름을 적었다.


“이수진.”


그 순간
남쪽 구역의 희미해지던 건물들이
다시 선명해졌다.

검은 정장의 얼굴이 굳었다.


“허용되지 않은 기록.”

그는 검은 선을 집중시켰다.
도시의 중앙 광장이 어둠에 잠겼다.


사람들이 쓰러졌다.
휴대폰 화면이 검게 변했다.


민호는 이를 악물었다.


“박태윤.”

다시 빛이 번졌다.
중앙 광장의 전광판이 살아났다.


흰 옷의 노인이 외쳤다.

“멈추지 마라!”


검은 정장이 손을 높이 들었다.


“총량 초과.
강제 삭제 실행.”

하늘에서 검은 선이 떨어졌다.


민호를 향해 곧장 내려왔다.



5. 이름의 폭발


민호는 마지막 힘을 모았다.

“나는… 기록되지 않은 자다.”


검은 선이 그의 어깨를 스쳤다.
타는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


그는 숨을 몰아쉬며
자기 이름을 적었다.


“김민호.”

그 순간
기록실이 폭발하듯 빛났다.


서랍들이 일제히 열리며
수천 개의 이름이 하나의 문장으로 결집했다.


“선택은 존재를 남긴다.”

도시의 전광판이 동시에 켜졌다.


삭제 대기 구역이 복원되었다.
지도 앱에 희미해졌던 구역이 다시 나타났다.


검은 정장은 한 발 물러섰다.

“시스템 오염…”

그의 몸이 검은 선과 함께 흔들렸다.



6. 전쟁의 선언


흰 옷의 노인이 조용히 말했다.


“이제 시작이다.”

민호는 숨을 고르며 물었다.


“끝난 거 아닌가요?”

노인은 고개를 저었다.


“이건 기록을 둘러싼 첫 충돌일 뿐이다.”

검은 정장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어둠 속으로 스며들며 말했다.


“기록은 항상 중앙에서 관리된다.
너는 질서를 깨뜨렸다.”

민호는 도시를 내려다보았다.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다시 일상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알았다.

도시는 이제 두 개의 체계 위에 서 있다는 것을.


통제의 기록.
그리고 선택의 기록.



클리프행어


기록실 천장에 거대한 문장이 떠올랐다.


“기록은 중립이 아니다.”

그 문장 아래에
새로운 이름이 하나 나타났다.


‘검은 관리자’

민호는 숨을 삼켰다.

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되었다.



다음 화 예고


시즌 4 프롤로그 -
관리자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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