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by 한나


까치가 울었다 귀가 커지고 좋은 소식이 올 거라는 옛 구전을 믿고 싶은 순간이었다
너나 할 것 없이 손바닥 안의 좁은 세상을 뜻 없이 들락거리는 날들.
그러다 종일 쏟아져 들어오는 색색의 가면들 사이로 간간이 발견되는 진짜에 답답했던 숨을 잠시 고르며 살아간다.
아이들이 둘 다 성인이 되었지만 얼굴 본 지가 한 두 달이 지나면 가려움증처럼 마음이 어지러워지고
꿈자리도 뒤숭숭해진다.
딸이 온다는 소식에 수평선 위로 아침해가 솟아오르는 것처럼 마음이 밝아졌다.
아들이 같이 올 거라는 소식이 더해졌을 때 갈바람에 온몸을 팔락거리는 나뭇잎처럼 몸치인 나를 둠칫둠칫 춤추게 했다.
모처럼 아침부터 달그락거리는 소리로 가득한 낯선 주방에는 아들 딸이 좋아할 음식들로 켜켜이 채워지고 있다.
사람이 기억에 새겨지는 일은 경험상 생각보다 소소한 일들이었다.
크게 가진 것이 없으니 주고 싶어도 큰 것은 줄 수 없지만 작은 에피소드들은 얼마든지 만들어 볼 수 있으니 다행한 일이다.
언제일지 모르나 엄마라는 이름이 빈자리가 될 때 우리 애들이 웃음으로 떠 올릴 수 있는 엄마이고 싶다.
아직 만들어야 할 음식들이 몇 가지 남았다.
최고의 맛으로 자타공인된 엄마표 김밥도 말아야 하고 고소한 소고기 뭇국도 끓여야 하고 미역줄기도 볶아야 한다.
내일 아침 메뉴는 비장의 해물누룽지탕수로 애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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