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나서며

by 한나


육지와는 다른 계절감으로 내 안의 제주는 늘 새롭다.
올초엔 일이 있어 한 달에 한 번은 다녀왔는데도, 여전히 아득하게 그리운 곳이다.

한 시간 뒤면 집을 나선다.
딸과 함께 먹을 먹거리를 챙기고, 며칠 묵을 옷가지들을 묵직하게 가방에 눌러 담았다.
길을 떠나기 전의 마음은 늘 여러 가지 생각을 불러온다.
남겨진 공간과 물건들, 돌아와야 할 이유들, 그리고 혹시 이 여행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사람의 일들에 대해.

제주는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그런 연이 닿을 수 있기를 종종 기대해 보지만, 아직은 찾지 못했다.
그래도 혹시, 이번 여행길에서 작은 실마리라도 마주하게 될까.
괜스레 마음이.

작가의 이전글케렌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