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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나



그의 등을 보는 일은
외로운 일이라 여기던 때가 있었다
서늘한 등을 보는 게 싫어서
매미처럼 착 달라붙어 있으면
기억 속에 없는 엄마의 자궁을
떠 오르게 했던 그 시절
그와 나의 프로그램 속에
이별은 명령어가 아니었는데
이제 그의 등엔 아무런 언어가 없고
내 심장은 반응하지 않는다
등은 결코 빈 공간만은 아니다
등도 언어를 가질 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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