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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by 한나

행복

설 연휴기간 중 아들과 함께 경주 예술의 전당 "초현실주의 100년의 환상" 전시회를 다녀왔다.
이따금 눈발이 흩날리는 풍경은 길 위의 시간에 운치를 더했고, 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며 오고 가는 시간은 설명이 필요 없는 행복이었다.
스물일곱 청년이 된 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더없이 소중하고 귀했다
전시회내용도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고, 아들도 꽤 좋았는지 관심 있게 도슨트에도 귀를 기울이는 듯했다. 나와 같은 시민도슨트의 해설이 너무 훌륭해서 도전의식이 꿈틀거렸다.
엄마가 좋아하는 걸 같이 즐겨 주는 아들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돌아오고 나서야 더 새록새록 한다.
어젯밤 아들에게 톡이 왔다.
'엄마 서울에 보고 싶은 전시회 구경 오세요 제가 다 모시고 갈게요'
여긴 경북이라 서울의 문화들이 그립고 간절할 때가 많지만 한번 움직이는 게 쉽지 않은데 아들이 동행해 주겠다니 망설이지말고 가야지.
도슨트 회장님이 많이 부러워하신다. 아들과의 데이트 본인은 상상도 못 할 일이라고.
세심하고 다정한 아들이 새삼 고맙다. 전시회 정보를 알아보는 눈과 귀가 벌써부터 신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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