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
배시시 꽃눈을 간지럽히는
물 오른 연둣빛 봄바람은
너도 나도 반겨줄 이 많을 테니
차라리 살갗 베일 듯한
북풍한설을 사랑해 보려무나
저도 불고 싶어 부는 것만은 아닐 터
깊은 잠에 빠진 나무들도 흔들어 깨워야 하고
땅밑까지 봄을 준비하라 기별해야 할 것이니
바람 끝 날카롭다 너무 야단하지는 말자
한껏 벼린 너의 바람날이
뺨을 할퀴고 목덜미를 스치면
나도 산처럼 들처럼 깨어나야지
먼산 붉어져 오기 전에
어서 일어나라 온몸으로 말하는
너 겨울바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