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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by 한나

소원

무거운 신발 벗어
댓돌 위에 나란히
올려 두고 싶어
동그란 소반 위에
밥 그릇 두 개
국 그릇 두 개

짓궂은 산비둘기
알아듣지도 못하는
구음으로 우리를 놀리고
땅강아지들 줄줄이
우릴 훼방해도 끄떡없을
싸리나무울을 두르면
나무사이로 자유롭게
바람이 드나들 거야

앞마당엔 하늘을
불러들이고
뒤뜰엔 햇빛을
불러 살게 해야지
너의 꽃이 되고
나의 나무가 되어
된서리 내리고
우리 몫의 세상이 닫힐 때
그때도 우리 함께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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