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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전

by 한나

굴전

봉긋하게 살 오른 너의 피부가
4월의 목련을 닮았던가
손끝이 오그라드는 찬물로
검푸른 나이테 사이사이 들러붙은
생의 흔적들을 씻어 내리다가

파도소리 밤마다 무섭게 울리고
갈매기떼 사납게 기웃거릴 때
너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어떻게든 끝까지 살아남아
바위틈에 화석이 되는 것이었을까

너는 어쩌다 여기까지 와서
하필 자격도 없는 내게
너의 마지막을 맡기게 되었을까

백설 밀가루로 분을 바르고
노란 계란물로 옷을 입힌 후에
연기가 피기 시작한 팬 위에서
앞뒤로 뒤집어진 너의 몸은
진한 深海의 향을 토해내고

내 입안에선 목련꽃이 피어나는지
불쑥불쑥 하얀 술렁거림이
한동안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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