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공황 장애 Panic Disorder, PD

Panic Disorder, PD

by 김준석

2. 공황 장애 Panic Disorder, PD


그러자 FT가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여기는 균열이 생긴 수많은 곳 중 한 장소이고, 여기에서는 사람을 선택하는 일을 한다고 했다.


나는 주로 살인을 한 사람 중에서 다시 현실 세계에서 살게 되면 살인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며 생명을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는 사람을 찾는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나는 FT에서 다시 이야기하였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나는 갑자기 이런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이해도 되지 않고, 왜 내가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어."


그러자 FT는 한 사람을 가리켰다.


그 사람은 나의 부모님과 동생을 죽인 살인자였다.


나는 그 살인자를 보자마자 이성을 잃고 달려가서 바로 죽이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보이지 않는 벽으로 인해 살인자를 잡을 수 없었고, 그 벽에 팔을 억지로 넣어도 내 팔이 투명해져서 살인자가 잡히지 않았다.


무엇보다 살인자는 나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보거나 듣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숨을 가다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살인자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 엄청 많았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을 보니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옆에서 FT가 말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전부 다 살인자야. 네가 선택해야 하는 사람들이지. 오늘은 여기까지만 알려줄게. 일단 너 한숨 자고 일어나."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바로 잠을 잤고, 꿈을 꿨다.


나에게는 와이프와 1살 된 딸이 있는데, 내 딸이 죽은 걸 인지하는 꿈이었다.


꿈에서 나와 와이프는 딸의 손을 잡고 소풍을 가고 있었다.


길을 건너기 위해 신호등을 기다리며, 빨간불을 보며 "멈춰!"라고 외쳐보기도 하고, 길을 건너면서 손을 들고 건너기도 했다.


길을 걷다가 보이는 개미를 한참 보면서 같이 즐거워했고, 꽃의 향기를 맡고 나무를 만져보면서 자연을 느끼기도 했다.


어느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고 도시락을 먹으며 기분 좋은 식사도 했고, 내 딸이 나에게 "메롱!"이라고 하며 도망가길래 따라다니면서 같이 즐겁게 뛰어다니기도 했다.


그렇게 즐겁게 지내고 난 후, 집으로 가는 중에 큰 건물 앞에서 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건물 주인이 나와서 문을 열어주었고, 우리 셋은 같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서랍장 같은 문이 굉장히 많이 있었는데, 건물 주인이 어느 문 하나를 열어주었다.


문 안에는 내 딸이 창백한 얼굴로 누워있었다.


내 딸의 모습을 보고 매우 놀랐다. 그리고 지금 손을 잡고 있는 내 딸을 보았다.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그러고는 나에게 괜찮다고 이야기하듯 내 손등을 어루만져주었다.


이제야 나와 와이프는 우리 딸이 죽었음을 인지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오열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손을 잡고 있는 딸은, 살아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정말 슬펐고, 세상이 무너졌고, 살아갈 의욕과 동기가 없어졌다.


그렇게 한참을 울다가 숨이 안 쉬어지는 느낌과 함께 잠이 깼는데, 얼굴은 땀과 눈물과 콧물이 섞인 액체로 가득했고, 나는 두 번째 공황을 겪게 되었다.


부모님과 동생이 죽은 느낌과는 확실히 달랐다. 내 딸이 죽었다는 느낌은, 이 세상의 언어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어렵고 무섭고 두려웠다.


호흡하면 조금씩 안정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숨을 크게 쉬면서 조금씩 신체를 이완시켰다.


하지만 감정까지는 이완이 되지 않았고, 한참을 울었다.


하루 종일 내 딸이 죽었던 느낌이 들면 눈시울이 붉어졌고, 눈물을 흘리고 삼켰다.


이번에도 내 옆에 있어 준 건 FT였다. 나에게 호흡을 권유했고,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전과 똑같이 한 곳을 가리켰고, 그곳에는 내가 모르는 사람이 서 있었다.


FT가 말했다.

"저 사람이 네 딸을 꿈에서 죽인 사람이야. 물론 네 딸은 죽지 않았지만, 현실 세계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을 죽였지. 저 사람은 여학생이자 청소년이야."


월, 수, 금, 토 연재
이전 01화1. 사이코패스 Psychopa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