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공부하기 싫군요. 충분히 그럴 수 있죠. 공부라는 건 늘 하기 싫은 거라고 생각해요.
내담자: 네. 그래도 조금만 공부하면 되니까, 힘들도 하기 싫어도 해봐야죠.
나: 좋은 생각이에요. 나도 시험을 봐야 하거든요. 그래서 계속 공부를 하고 있답니다.
내담자: 아 정말요? 선생님도 시험을 봐요?
나: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대학교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석사까지 졸업하면 공부는 안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네요.
내담자: 헐.. 어른이 되어서도 공부를 해야 한다니.. 충격적이에요.
나: 내가 괜한 이야기를 했네요. 나도 시험을 보니 같이 열심히 공부해 보자는 뜻이었는데, 내담자가 충격을 받아버렸어요.
내담자: 아, 그런 뜻이었어요? 저는 계속 시험을 봐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 꼭 그렇지는 않아요. 나는 청소년상담사 국가자격증을 취득하려고 시험을 보는 건데, 모든 어른들이 나처럼 시험을 보는 건 아니에요.
내담자: 시험을 안 보면 그만큼 불이익을 받는 건 없어요? 필수가 아니라는 거예요?
나: 그럼요. '모든 어른들은 무조건 국가자격증 시험을 봅니다.'라는 건 있을 수 없는 말이죠. 오히려 시험을 보는 어른은 많이 않아요. 학교처럼 필수적으로 시험을 봐야 하는 건 아니랍니다.
내담자: 그럼 다행이네요. 깜짝 놀랐어요. 그러면 선생님은 왜 시험 봐요? 뭐가 좋은 게 있어요?
나: 음. 대답을 먼저 해줄게요. 나를 위해서 공부를 하는 건데, 내가 아는 게 많으면 많을수록 나를 만나는 사람들 즉, 내담자를 포함한 상담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죠. 국가자격증이 있으면 우리나라에서 하는 다양한 지원들도 받을 수 있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시험을 보고, 국가자격증 취득에 도전한다고 할 수 있죠.
내담자: 그렇군요. 엄청나게 좋은 건지 잘 모르겠지만, 시험을 보는 동기가 있네요.
나: 그렇죠. 내 동기는 나를 만나러 오는 사람들에게 양질의 심리상담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죠. 내담자도 마찬가지로 공부를 하는 데 동기가 있죠?
내담자: 이제는 생겼죠. 그래서 공부를 해야만 해요.
나: 어떤 이유였을까요? 말로 이야기를 해보면서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갈까요?
내담자: 4등급을 만들면 농어촌전형으로 대학에 갈 수 있고, 용돈을 받을 수 있고, 용돈을 모아서 아이패드를 살 수 있죠. 그래서 공부를 해보기로 다짐했었어요.
나: 그렇죠. 아주 좋아요. 그럼 우리 한 번 열심히 공부해 볼까요?
내담자: 네 좋아요. 열심히 공부할게요.
나: 공부하다가 힘들거나 하기 싫을 때가 있을지도 몰라요. 만약 이런 상황이 생기면 '내가 왜 공부하기로 했더라? 아! 목적이 있었지. 목표도 있고. 까먹지 말자.'라고 다시 한번 생각해 봐도 도움이 될 거예요.
내담자: 네. 해볼게요.
나: 좋습니다. 아! 그리고 다음번에는 지난주에 이야기하고 싶었던 두 번째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요? 궁금하네요.
내담자: 음. 네. 쉽지 않겠지만, 이야기해 보도록 할게요.
나: 네 고마워요.
간단하게 동기에 대해 짚어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직 이런 부분을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내담자는 사춘기를 겪는 청소년이다.
그렇다고 2차 성징이 나타났다고 해서 어른이 된 것은 아니다.
특히 생각이나정신적인 부분은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옆에서 누가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지금은 시험기간이니까, 보다 깊은 심리적인 부분은 잠시 미뤄두고 코칭에 가까운 상담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