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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석 Oct 10. 2024

신뢰할 수 있는 어른과 대화하기

마인뜨락 심리상담후기

신뢰할 수 있는 어른과 대화하기

마인뜨락 심리상담후기

나: 반가워요. 잘 지냈나요?


내담자: 네. 잘 지냈어요.


나: 좋네요. 요즘 날씨가 많이 추운 것 같아요. 그렇지만 낮에는 약간 덥기도 한 것 같아요.


내담자: 네. 저도 느끼고 있어요. 일교차가 큰 것 같아요.


나: 이럴 때 감기 조심해야 해요. 항상 얇은 겉옷 하나 정도 가지고 다니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내담자: 네. 저도 그게 좋다고 생각해요.


나: 좋습니다. 미리부터 준비해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미리 준비를 잘하는 성격일까요?


내담자: 어.. 꼭 그렇지는 않아요. 오히려 필요할 때 준비를 하는 유형이에요. 그래서 종종 챙겨야 할 것들을 못 챙기는 경우도 있어요.


나: 그렇군요. 못 챙기는 경우도 있군요. 예를 들면 어떤 상황이 있을까요?


내담자: 일주일 전에 친구들과 만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약속 당일에 까먹고 있다가 급하게 생각이 나서 지갑이나 핸드폰 같은 기본적인 것들을 챙기지 않고 약속장소에 나가기도 했어요. 그랬다가 친구들한테 이야기해서 다시 집에 와서 핸드폰이랑 지갑을 가지고 간 적도 있어요. 그리고 시험을 볼 때 검은색 컴퓨터사인펜을 가지고 가야 하는데, 그걸 안 챙겨서 친구들한테 빌리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이제는 친구들이 저한테 덜렁이라는 별명을 붙이고 가끔 놀리기도 해요.


나: 그런 일들이 있었네요. 주로 물건을 놓고 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친구들이 덜렁이라고 놀리면 속상할 것 같아요. 괜찮아요?


내담자: 그래서 핸드폰에 알람도 해놓고 책상에도 써놓고 하는데도 어려워요. 어려운 시험 문제를 풀어야 하는 느낌이에요. 선생님이나 다른 사람들한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해도 정신 차리라는 소리만 듣고 결국 해결책은 아무도 주지 않았어요.


나: 이 부분이 많이 어렵군요. 그래서 도움을 요청해 봤지만 해결책을 준 사람은 없었고, 많이 막막했을 것 같은 느낌이에요. 실제로 그런가요?


내담자: 네. 막막하다는 느낌도 있고, 내 주변에는 실제로 어려운 걸 해결해 주는 사람은 없다는 걸 알아서 우울했어요. 이제 어려운 일이 생기면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는 상황도 좀 슬퍼요.


나: 많이 슬프겠어요. 오늘은 방금 이야기한 부분을 좀 더 자세히 나눠볼까요?


내담자: 네. 아! 선생님이 계시네요. 도움을 요청할 곳이요!


나: 나랑 내담자가 만나는 동안에는 충분히 나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괜찮아요.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선까지 다 도와줄게요.


내담자: 아싸! 감사합니다!


나: 그렇다면, 도움을 받지 못한 상태인 거죠?


내담자: 네.


나: 그 상태에서 지금까지 어떻게 했을까요? 스스로 방법을 찾아봤을까요?


내담자: 알람설정이나 그런 것만으로는 어려웠어요. 그래서 그냥 살고 있어요. 까먹으면 자책하고, 기억해서 챙기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나: 그렇군요. 지금 제가 알고 있는 부분들을 잠시 이야기해 볼게요. 먼저, 과제 또는 약속에 대한 목록을 기록하는 걸 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내담자: 어떻게요? 그냥 종이에 쓰면 되나요? 아니면 핸드폰으로?


나: 어떤 방식이라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목록을 기록하고 확인을 할 수 있어야 해요. 그리고 두 번째는 매일 반복되는 스케줄이 있을 건데, 예외 없이 지켜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내담자: 학교 가는 것 같은 느낌이죠?


나: 그렇죠. 스스로 하루가 시작되면서 해야 할 일들을 먼저 하는 거죠. 학교에 그냥 몸만 갈 수 없겠죠? 필요할 때에는 준비물도 챙겨야 하고, 때로는 방과 후 활동이 있기도 하니까요. 그런 부분들을 예외 없이 준비를 하는 거죠.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거죠.


내담자: 네. 좋은 것 같아요. 그럼 저는 어떻게 기록을 해야 할까요?


나: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작성하면 좋을 것 같아요. 핸드폰에 달력이나 다른 것들을 사용하나요?


내담자: 네. 제가 쓰는 게 있어요.


나: 좋네요. 거기에 한 번 써볼까요? 쓰는 건 내가 도와주기 어려울 수 있어요. 내담자가 직접 써보는 게 중요해요.


내담자: 네 바로 써볼게요. 일단 이번주만 기억나는 대로 쓰면 이렇게 돼요.



월요일

1. 학교 7교시, 체육복.

2. 수학학원 19시~21시, 문제집 풀기.


화요일

1. 학교 7교시, 미술도구.

2. 방과 후 활동, 영화 보기.


수요일

1. 학교 7교시, 조별과제.

2. 수학학원 19시~21시, 문제집 풀기.


목요일

1. 학교 7교시, 체육복. 영어 수행평가준비.

2. 방과 후 활동, 책 읽기.


금요일

1. 학교 7교시, 수학 수행평가 준비.

2. 수학학원 19~21시, 문제집 풀기.


토요일

1. 수영 8~9시, 수영복.

2. 친구들과 영화 보고 놀기 14시부터, 지갑, 핸드폰, 옷 정하기.


일요일

1. 교회 9~11시, 성경책, 헌금.

2. 부모님 점심식사 12~14시. 교회에서 만나서 가기.

3. 월요일 준비, 학교 알림장 확인, 준비물 챙기기.



나: 이 정도면 내가 도와줄 부분이 없겠는데요? 너무 잘 썼어요. 엄청 많이 쓰지 않았고, 필요한 부분들만 딱 정리해서 썼네요. 너무 좋아요.


내담자: 감사합니다. 이렇게 써 놓고 필요할 때마다 보면서 준비를 하는 거죠?


나: 네. 바로 그거예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담자가 신뢰할 수 있는 어른과 고민을 이야기하는 건 충분히 도움이 될 거예요. 부모님도 충분히 좋은 어른이니까, 한 번 이렇게 상담을 했다는 걸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내담자: 네 좋아요. 한 번 이야기해 볼게요. 그러니까 저한테 선생님은 믿을 수 있는 어른인 거네요.


나: 그렇게 생각해 주니 기분 좋네요. 고마워요. 나도 내담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어서 좋아요.


내담자: 감사합니다. 글을 쓰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난 것 같은데, 그림 그릴 시간이 있을까요?


나: 네. 시간 되는 데까지 그림 그리고 마무리하면 될 것 같아요.



계획을 세우는 것은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그리고 정말 많은 어플들이 있고, 프로그램들이 있고, 전문가들이 있다.


중요한 건, 내담자에게 맞춰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까먹는다는 것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까먹는 것으로 인해 일상에 어려움이 생긴다면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절대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면 안된다.


지금은 내담자가 학생이 나까 괜찮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점점 더 많은 어려움들을 마주할 것이다.


그리고 자책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나는 그걸 알기 때문에 깊이 개입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시간표는 내담자의 개인 정보를 제외하고 임의로 작성하였다.


스스로 정말 잘 썼다.


다음시간에도 좋은 상담시간, 유익한 상담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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