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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May 01. 2021

자리 없는 동화에 대한 설명

매거진 자리 없는 동화


자리 없는 동화라는 매거진을 만들었다.

(방금 만든 건 아니다.)

그곳에는 앞으로도 동화가 업로드될 것이다.

어디에도 응모하지 않을 동화들이다.

아이의 동화이기보다는 어른의 동화다.


모두 출산을 하기 전에 썼던 동화들이고

이런저런 최종심에 올라 심사평을 들었었다.

독자에 대한 접점이 없다.

아이들에게 보상이 없는 글이.

대상 독자를 배려하지 않았다.

같은 평들이었다.


이해할 수 없었다.

음.... 그랬다.

내 아이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지금은 이해다.

나는 그때 아이들을 향해 동화를 쓴 것이 아니다.

어른들을 고발하기 위해 쓴 것이다.

나쁜 어른을 고발하기 위해 동화의 형식을 빌렸을 뿐이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읽힐지 고려하지 않았다.


이제 내가 그 어른이라는 것이 되었으니

고발할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도 모르겠거니와

내 글을 혹시라도 읽을 아이에게

상처를 후벼 파는  고 싶지 않아 졌다.


그래서 이젠 어떤 공모전에도 내지 않을 글들을 모아

브런치에 남겨두기로 다.


자라지 못한 아이를 가슴속에 품고 사는 어른들과

혹시라도 고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어른들이 있을지도 모르는 이곳에.


상처 받은 아이에게는 읽히지 않으려고 한다.

상처 받은 어른에게는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상처 받아야 하는 어른들이 있다면, 읽어주었으면 한다.


만약 나쁜 어른이 되어버렸다면 나 역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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