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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Apr 28. 2021

R E S T   M O D E

오늘의 책 추천


지난 한 달간 동화와 수필 공모전을 10군데 가까이 응모했다.

출판사 투고까지 합하면 몇 군데인지...

쫓기듯이 글을 썼다. 돈이 없어서,

글을 쓰는 동안은 불안이 덜 해서 ,

때로는 유능감을 느껴서,

어쨌든 그것이 유일하게 내게 생산적인 일이어서.


합격이라는 선물이 쏟아질 줄 알았는데

한 군데 입선을 제외하고 두 군데 출판사의 거절 메일과

다섯 번 정도의 탈락 소식을 들었다.

가장 공을 들었던 공모전에는 직접 전화해 최종심에 오른

작품들 목록까지 물어보았다. 그곳에도 내 글이 없었다.

번아웃이 왔다.

이제껏 최종심까지는 갈 거야 라고 생각했던 글들은

대부분 합격은 아니라도 최종심까지는 갔다.

아이를 낳고 내 글 쓰는 감각은 퇴화되어 버린 것일까.

시대에 뒤쳐져 버렸나?

그렇다기엔 아직도 내게 이렇게 글이 쏟아지는데...


나는 투고를 할 때 합격을 가정하고 글을 쓴다.

그래야 쓸 수 있다.

보잘것없다고 생각하면 아무에게도 보여줄 수 없다.

나는 내 글 못난 구석도 소중하고, 오탈자까지 측은하고

버릴 때조차 최선을 다해 이별다.


장편을 위해 플롯을 짜던 중이었다.

글이 쏟아질 때 많이 써둬야지,

한 바닥 남겨놓아야지

이 피치가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르니..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지 글을 쓰는 기계가 아닌데.

이제 매일 쓰지 않으면 불안한 지경까지 와버렸다.


머릿속에 경광등이 울렸다.


당선을 위한 글쓰기는 멈추기로 했다.

휴식으로는 책을 읽는 것만 허락하기로 했다.


쉬자.  한다.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멈춰야 한다.

조급하게 굴어선 안 된다.


멀리 돌아가더라도 온전한 몸으로 가야 한다.

중요건 나로 살아가는 일.


누군가에게도 그런 휴식이 깃들길 바라며,

최근에 읽었던 인상 깊었던 책들을 소개한다.


'오늘'의  책 추천

수전 손택 - 타인의 고통

바버라 에런라이크 - 노동의 배신

강준만 - 한국 현대사 산책 1950년대 편

한강 - 소년이 온다

알베르 카뮈 - 페스트

하라리 - 사피엔스

슬라보예 지젝 - HOW TO READ 라캉



브런치 예외로 둔다.

여긴 내게 있어 버지니아 울프가 말한 '자신만의 방'이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고 외칠 수 있는 유일한 대나무 숲이니까.


모두에게 그런 방 하나쯤은 주어지기를...

R E S T   M O D 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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