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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Aug 26. 2021

두통에 대한 처방

외로움이 나를 덮칠 때



일단 눕는다.

애써 웃지 않는다.

달콤한 것을 먹어 본다.

가능하다면 혼자 있는다.

부드러운 것을 쓰다듬는다.

빛이 드는 곳에 앉는다.

불을 끄고 어둠에 잠긴다.

30분 정도 낮잠을 잔다.

밤이라면 일기를 써본다.

말하지 않는다.

글을 쓰거나 음악을 듣는다.

신경안정제를 먹는다.

두통약을 먹는다.



그리고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서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다.

검열하지 않는다.

부정하지 않는다.


그래도 두통이 가라앉지 않으면,

도저히 두통에서 벗어날 수 없으면,

그러면



운다.




울어서 더 나아질 것도 없지만

울어서 빠질 것도 없.

무엇으로도 가라앉지 않는 두통이라면

운다고 더 심해지지도 않을테니까.




그냥, 운다.

태어나서
오늘
처음 울어보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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