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vvyPecanPie Dec 04. 2023

고객경험과 디자인 프로세스 역사

서비스 디자인 프로세스의 역사적 관점에서 바라본 고객경험



고객경험 (Customer Experience, CX)는 전략에서 빈번히 사용되는 용어이고 누구나 쉽게 사용하지만, 정작 그 뜻과 역사에 대해서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듯 합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상품 디자인 프로세스의 역사를 살펴보며 그 안에서 고객경험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태동되었는지에 대해 작성해보겠습니다.


1. 고객경험이란?

고객경험은 고객이 브랜드와 맺는 모든 상호작용을 관리하여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고, 상품가치를 향상시켜, 결과적으로 브랜드 혁신을 일으키는 일련의 작업입니다.


이를 더 자세히 얘기하면 마케팅, 세일즈, 커뮤니케이션, 인트라, 채널(매체) 등 기업과 고객이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이루어지는 총체적 상호작용으로, 브랜드 영향권 안(오프라인 스토어, 웹사이트 등) 에서 고객이 경험하는 총합을 지칭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브랜드로 고객 니즈를 달성하고, 동시에 상품의 희소성과 가치를 높여, 독보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즉, 우리 브랜드에 대해 고객이 느끼는 감정 또는 인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고객의 니즈에 대해서는 '만들어진 니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개인은 니즈가 있는지 몰랐는데, 발빠른 기업이 나서 우리의 니즈 자체를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마치 "짠, 이거봐바 너네 이거 필요했지? 우리꺼 되게 좋아. 이거 안쓰면 뒤떨어질걸?"하는 느낌입니다. 애플워치가 저한텐 딱 그랬어요.


2. 고객경험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좋은' 고객경험은 그냥 발생하지 않습니다. 브랜드를 통해 의미 있는 경험이 고객경험을 이어지게 됩니다.


이를 정리하면 고객은 1) 고객이 브랜드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낄때, 2) 해당 브랜드가 고객을 잘 이해한다고 느낄 때 발생합니다.


3. 고객경험은 어떻게 등장하였는가?

고객경험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상품 기획이 어떻게 발전되어왔는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품을 기획하는 과정은 늘 고객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왔고, 고객의 소비 패턴, 니즈등이 변화함에 따라 기획 프로세스, 중점 가치 등이 변화해 왔으니까요. 


산업혁명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산업혁명 이전에는 '블랙박스적 디자인'이라도 불릴만큼 도제식 설계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프로세스가 정형화되지 않아 대량생산이 어렵고, 기술의 전수도 어려웠습니다. 이에 산업혁명과 함께 디자인 프로세스의 과학화에 대한 요구가 등장합니다.


1) 과학적 프로세스 접근 (1950-60년대 )

3차 산업 혁명이 시작되면서 다품종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고, 정형화된 상품 프로세스의 필요성이 생겨납니다. 여러 곳에서 만들어도 같은 품질을 유지할수 있는 체계화, 과학화된 프로세스가 필요했던 것이죠.


그래서 1세대 방법론 '분석-종합-평가 시스템'이 등장합니다. 기술성을 중심으로 합리적이고, 시스템적인 접근이 정착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그 결과 얼마나 기술의 완성도가 중요 지표로 작용합니다.


2) 합리적 문제해결 접근 (1970년대)

과학적인 프로세스를 사용하다보니, 풀리지 않는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Herbert Alexander Simon이 주장한 '제한된 합리성  '사악한 문제'로 불리는 것들입니다. 종교, 정치, 인종, 빈부격차 등 정형화된 방식으로만 풀기에는 복잡한 이념갈등과 대립이 얽혀있는 것들이죠. 정량적이고 분석적인 해결 방법의 한계를 느끼면서 반시스템적 접근이 등장합니다. 



추측-논박 프로세스를 통해 여러 반증을 거쳐 끝까지 살아남은 결과물이 가장 과학적일 것이라는 논리가 적용됩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고객을 만족시켰는가, 즉 고객만족이 중요 지표가 됩니다. 여기서부터 고객경험(CX)의 초기 개념이 태동되었다고 볼 수 있고, 이후로는 CX가 고도로 발달하는 과정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3) 사용자 중심 문제해결 접근 (1980-1990년대) 

급속한 기술발전과 함께 PC, 휴대폰의 등장으로 디지털 환경이 급속히 도래합니다. 사용환경, 사용자, 사용 도구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변화에 알맞은 프로세스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제품의 기능과 사용법은 복잡하고 어려웠으며,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환경이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를 위해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 개념이 등장하게 됩니다. 사용자를 이해하기 위한 방법이 고안되었어야 했어요. 이 분야 가장 선두주자로 등장한 애플의 혁신적 제품과 함께 고객경험도 촉발되고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었습니다.


2세대 방법론, 사용자 니즈에 집중한 사용자 멘탈 모델(사용자가 환경, 다른 사람, 도구 등을 어떻게 지각하고 행동하는가)을 중심으로 문제를 접근하게 됩니다. 고객에게 어떤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가가 중요 요점이고, 그래서 이 시기에는 CX관리를 위해 고객가치 관리가 중요한 중심축이 됩니다. 


4) 사용자 참여적 문제해결 접근 (2000년대)

디지털 혁신으로 인한 제품의 서비스화, 소프트웨어 상품의 등장, 그리고 SNS의 발달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다양해지고 복잡해졌습니다. 아이팟, 아이튠즈와 같이 서비스와 접목된 제품으로 브랜드의 생태계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네트워크의 발달로 사용자뿐만 아니라 서비스 제공자, 환경 등을 모두 고려해야졌습니다. 그래서 전체 시스템적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품 기획 과정에 사용자가 직접 참여하여 의견을 주고받아야 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더하여 과학자, 심리학자가 CX개발에 기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고객행동 및 참여와 관련된 측면을 과학적으로 밝히기 시작하면서 CX는 융합적 개념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에 3세대 방법론 사용자 참여적 디자인 (User-Centeded Design, UCD)에 입각한 프로세스가 등장하였고, 이는 멘탈모델에서 더 나아가 사용자 개인의 감정과 맥락을 고려한 접근방법에 기반합니다. 이전까지는 제품을 만든 이후 피드백을 받았다면, 제품 기획과정에서부터 다양한 사용자 리서치 방법을 통해 사용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주기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나선형으로 기획해 나가는 것이죠. 그래서 고객 피드백 관리가 중요한 지표로 자리잡았습니다.



5) 생태계적 접근 (2010년대~현재)

기술이 점점 고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산업의 발달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를 아우르는 상품 정의의 확장과, 디지털 연결성의 강화로 사용자가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큰 영향을 미치고, 각종 플랫폼이 등장하며 제공자와 수혜자의 구분이 모호해졌습니다.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서로 연결되고 경험을 교환하는 환경에서 고객은 가치를 추구하고, 감정적이고 개인적인 '관계'를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고품질의 CX를 구현하기 위해 제품 인지부터 구매 후 지속적인 관계까지 모든 상호작용을 관리하는 고객경험여정(Customer Experience Journry, CXJ), 사용자와 공급자 관점을 포함한 서비스 블루프린트, 경험지도 등의 방법론으로 총제적인 조망을 통해 기획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그리고 고객과 관계를 구축하고 강화하기 위해 고객 일상의 적시적소에 가치 있는 경험(Moment of Truth, MoT)을 제공하며 브랜드를 가시화시키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되었습니다. 즉, 브랜드가 고객의 일상 속 무의식적 습관으로 자리잡는 방향으로 기획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비스 기획발전 과정과 함께 고객경험의 발전을 살펴보았습니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3차 산업혁명 이후 기술중심의 기획 프로세스로 정형화됨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며 복잡한 상품과 생태계 내 사용자를 고려하여 기획하는 사용자 경험 개념이 등장  

    상품개념의 확장과 플랫폼의 발달로 고객 일상 속 가치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짐  


감사합니다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