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불안이 밀려올 때가 있다. 왜 그런지 알 수가 없다. 평온하게 잘 있는 듯하다가도 이유 없는 불안감이 엄습하면 불안감을 느끼는 내게 불안을 느낀다. 아니, 이유가 없지 않다. 깊숙이 자리한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나의 불안을 들여다보기가 두려워서 회피하고 만다. 하지 않음의 불안. 불안의 지연.
내가 너무 민감한 탓인가? 그렇다고 하기엔 나의 민감함을 너무 핑계의 무기로 휘두르는 것 아닌가? 그래, 그 어떤 것도 핑곗거리로 삼지는 말자. 그냥 이대로 인정하기로 하자. 불안하면 불안한 대로 나를 통과해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자. 우리가 감정에 얽매여 붙잡고 있지 않으면 그 감정이 우리에게 머무르는 시간이 단 9초라고 한다. 놀랍도록 짧지 않은가. 이렇게 잠깐 있다가 나가는 것을 내가 부여잡고 있다는 말이다.
나의 불안이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