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뒤 차가 주차를 하면서 내 차 뒤쪽에 스크래치를 내놓았다.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한 나의 “새 차”에! 차를 보는 순간 화가 나고 속이 상해서 사진을 찍어 놓고, 차 번호와 전화번호도 찍어 놓고, 카메라 확인까지 해보았다. 하지만 당장에 무얼 하지는 않았다. 생각할 시간이 좀 필요했다. 차에 난 스크래치가 속상한 나의 마음을 계속 긁어 댔다. ‘연락을 할까?’, ‘사진을 보낼까?’, ‘사진을 보내면 어떻게 할 건데?’ 신경이 온통 차에 가 있으니 이런 생각들이 이어졌다. 잠깐 생각을 좀 해보자. 화풀이를 한다고 뭐가 달라질 것인가?
스크래치로 차를 수리할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당신이 내 차에 스크래치를 내놓았소’하고 알린다고 무슨 소용이 있는가. 차에 난 작은 상처 때문에 생각이 점점 좁아져 뾰족한 연필심만 해져서는 마음을 들볶고 있다니. 생각을 우주로 좀 보내자. 그리고 역지사지의 힘을 좀 발휘해 보자. 내가 한 말과 행동은 물결처럼 에너지 파장으로 퍼졌다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고 했다.
전에 타던 차였다면 이 정도 스크래치로 신경도 안 썼을 것이다. 게다가 나는 차를 내 발 대신 편리하게 해주는 이동 수단이라고 말하던 사람이었는데. “새것”이 뭐라고 이렇게까지 애지중지 모시고 있는지. 며칠간은 생각나면 속이 상했던 건 사실이다. 조금만 떨어져 보면 그렇게 중요한 일도 아닌데 작은 것에 전전긍긍하는 나의 모습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속상한 마음도 털어 내기로 했다. 차는 시간이 지나면 또 헌 차가 된다. 짐에 가서 땀에 흠뻑 젖도록 달렸다. 도파민에 흠뻑.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