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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정철 Jong Choi Dec 30. 2023

폐하 전하 합하 좌하 족하 주리하

잡학은 꿀맛이다

섬돌(폐 陛) 위에 전각(전 殿)이 있고, 큰 집 안에 쪽문(합 閤)이 있다.

쪽문 안에 비로소 자리(좌 座)가 있다.


황제를 폐하라 부름은 멀찌감치 떨어진 섬돌 아래에 현신해야 했기 때문이다. 

현신하는 자의 위치인 폐하로 황제의 호칭을 취한 것이다.


제후(왕)는 섬돌을 올라 전각 앞에까지 다가가 현신하기에 전하라 불렀다.


권력가들은 그들의 집 안 쪽문 앞까지 들어가 현신하기에 합하라 불렸다.


선비 급 인물들은 의자 앞까지 다가가 면대할 수 있기에 좌하라 부르면 되었다.


친구급은 서로 맞대고 본다 하여 족하(足下)라 불렀다.


현 대한민국 대통령은 이렇게 불려야 합당할 것이다.

줄리 밑에 현신하고 술에 찌들어 사니, 주리하(酒吏下).


그 자가 혹여 친구같다 싶으면 족하라 불러도 무방하다. 

단, 이때는 혀 짧은 발음으로 불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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