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신혼여행지, 우다이뿌르
오전 8시 우다이뿌르 기차역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40분밖에 연착되지 않은 무탈한 기차 여행이었지만 그래도 아무 이벤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무탈했다면 이제 서운할 인도 아닌가.
릭샤꾼이 길 한가운데에 멈추더니 내리란다. 마침 영어를 할 줄 아는 다른 손님이 설명해 주길, 앞쪽 거리에서 무슬림과 이슬람 간의 다툼이 발생해 일대 교통이 통제당했다고 한다. 걸어갈 수도 없어 자전거 릭샤 뒷자리에 타고 뒷골목을 통과하며 간신히 기차역에 도착했다.
우다이뿌르는 내리자마자 기분좋게 데워진 그리고 스모그 냄새가 온데간데 없어 맑은 공기가 있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몸도 가볍게 패딩을 벗어 들고 호숫가로 향했다.
하늘은 푸르고, 호수 윤슬의 반짝임으로 가득 찬 도시였다.
체크인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이어 루프탑 식당에서 구운 치즈 샌드위치, 버터 토스트 4조각과 바나나 라씨를 주문했다.
이후 24간 동안 따뜻한 물이 잘 나오는 숙소에서 기쁨의 샤워를 했다. 오르차에서는 3시간이 지나도 축축했던 머리카락도 햇살 덕분에 한 시간 만에 바짝 말랐다.
숙소 바로 앞엔 과자를 팔면서 PC방도 겸하는 꽤 큰 가게가 있다. 무려 더블크림 오레오도 판매하는데 오레오 크림 양이 두 배로 들어간 것으로 한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귀한 물건이라 분명 외국인들한테 더 비싸게 파는 걸 알면서도 열흘 넘게 꼬박꼬박 사 먹었다.
처음으로 제대로 세끼를 챙겨 먹은 도시다. 저녁은 한국인과 결혼한 인도 남성이 운영하는 루프탑 한식 레스토랑에서 라면을 시켰건만, 한국인 아내 대신 남편이 요리를 하나 보다.
푹 퍼진 면에 약간의 향신료가 가미된 괴상한 요리가 나왔다.
우연히 합석한 옆자리 한국인은 우리와 다르게 렌터카를 타고 비행기로 인도 도시를 옮겨 다니며 하루 이틀 짬을 내어 여행하는 사업가였다.
월급 4000루피에 24시간 가정부와 운전기사까지 두고 있었다. 한국 돈으로 10만 원 꼴이지만 오르차 숙소 사환이 생각났다. 3개월에 2000 루피면 인도에서도 박한 수준이었던 거다.
어둑어둑한 저녁 하늘이 호수를 덮을 무렵 우다이뿌르 모든 루프탑에 일제히 조명이 들어오는 풍경이 퍽 아름답다.
밤이 더 깊어 까만 기운이 도시를 누를라치면 호숫가 5성급 호텔에서 터트린 폭죽 대여섯 개가 하늘을 수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