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결혼

스무살 혼례

by 도가경


아직도 결혼은 겁부터 나는 말이다. 어찌어찌 장기 연애에 성공하더라도 예쁘게 사귀던 친구네도 5년 만에 권태기가 오던데 60년 결혼 생활 중간에 권태기가 오면 어쩌나 하는 선걱정이 밀물처럼 목까지 차오르는 그런 단어이다.


소니네 딸과 조카는 스무살이었다. 그런데도 벌써 아버지가 정해준 혼약자가 있었다. 동네 청년과 아직은 사진만 주고받은 사이로, 23살이 되는 해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란다.

헤나 대회에서 1등한 솜씨로 헤나 작업으로 버는 돈을 결혼 자금에 보태고 있다.

예쁜 외모로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그녀는 3년 뒤에 할 결혼을 아주 고대하고 있다. 결혼하자마자 아이도 가질 예정이라는 여자 친구들 대화에 껴 축하해주면서도 빠른 속도에 어리둥절했다.


우다이뿌르 길거리에서 만난 동갑 여자아이도 마찬가지였다.

화려한 빨간 사리, 양 팔 가득 결혼용 헤나를 그리고 열 손가락마다 반지가 반짝거렸다.

50루피짜리 내 팔찌를 25루피에 팔아달라고 말할 만큼 내 패션을 좋아해서 선물로 주었더니 손가락에 있던 은반지 하나를 내게 끼워주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결혼을 하러 우다이뿌르에 왔단다. 연상의 남편은 마음씨가 넉넉해 양 손 가득 팔찌와 반지를 선물로 주었다며 활짝 웃었다.


12월~1월이 우다이뿌르 결혼 시즌이라 12일 동안 결혼 행렬만 4번을 보았다. 신랑은 흰색 말을 타고, 악사들이 커다랗게 풍악을 울리며 신부집까지 손님들과 줄지어 행진한다. 어쩌면 행렬 중 하나가 이 친구 남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비슷한 나이의 아들들은 아직 결혼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첫째 아들은 M 언니의 한국 레시피를 배워 식당을 꾸리겠다는 꿈이 있다.

둘째 역시 아직 놀기 좋아해서 대부분의 시간을 pc방과 오토바이를 타며 보낸다. 오늘은 얌전히 그림 공부를 하고 있다. 어제 한국인 관광객과 몰래 위스키를 마시다 걸려 M 언니에게 호되게 혼났기 때문이다.

막내는 아직 15살이니 소니네 가족이래도 결혼 이야기는 이르지만 누이들의 15세 시절과는 다르게 보내는 확실하다. 밤 11시까지 다리 근처에서 외국인 구경을 하는 것이 하루의 일과다.


델리에서 우연히 만나 친구가 된 인도인 커플이 있다. 20대 후반의 커플로 대학 캠퍼스 커플이었다.

1년간 연애 중이며 결혼 예정이지만 당장은 이르댔다. 둘 다 의사로 여자의 남동생은 공대생이라고 했으니 '세 얼간이' 영화에서 언급했던 바람직한 자식 농사의 표본이었다.

곧 결혼할 우다이뿌르의 20살 친구와 한창 연애중인 20대 후반 델리 친구는 나를 통해서 서로의 존재를 알았다. 연애결혼과 정략결혼. 본인 나라에 그런 혼인 형태가 있느냐며 서로를 믿기 어려워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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