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살메르 성에서 공주처럼 살기
출발시간 7시 30분 보다 훨씬 이르게 버스가 와 있었다. 기차는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고 버스는 칼처럼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다.
조드뿌르까지 올 때 탄 버스는 양반이었다.
본격적으로 사막 지대를 달리는 버스라 모든 좌석에 사람보다 먼저 먼지가 뽀얗게 앉아있다.
어제보다 울퉁불퉁한 길 덕분에 엉덩이에 쥐가 났다.
버스 전체에 외국인은 우리 둘 뿐이라 부디 연착되어 밤을 새우는 일은 없길 빌었다. 중간에 휴게소에 2번 정차한다. 휴게소 손님 중에서도 여자는 우리 둘 뿐이고 여성 화장실도 없어 화장실을 참는 수 밖에 없다.
생수 파는 아이들도 보이는데, 버스 밖에서 멋대로 창문을 휙 열고 빠니(물)! 워터!를 외쳐대는 통에 깜짝 놀랐고 놀라는 사람 역시 우리 둘 뿐이었다.
제이살메르는 숙소 경쟁이 굉장히 치열한 곳이라 버스역에서부터 숙소 호객꾼이 따라붙는다고 들었던게 사실이라 인도 현지 버스를 탄 우리에게도 바로 호객꾼 2명을 만났다.
사실 호객꾼과 함께 하는 여행은 아주 쾌적해서 호객이 아닌 귀인이었다. 릭샤보다 고급 택시인 템포가 무료로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버스 짐꾼도 군말 없이 추가 요금을 바가지 씌우지 않고 짐을 내어준다.
물론 200루피짜리 방이 있다하여 따라와보니 그 방은 다나가버렸단 사기는 놀랍지 않다. 800 루피라 우기는 방을 깎고 깎아 350까지 내렸다.
자이살메르는 사막 언저리에 자리잡은 마을로, 거대한 성 내부와 외부로 마을 모습이 나뉜다.
성 외곽에 자리잡은 사람들은 단층짜리 흙색 집을 지어 살고, 비교적 값이 낮은 게스트 하우스도 즐비하다.
한국인에게 아주 인기 있어 여기가 한국인지 인도인지 구분이 안가는 저렴한 ‘타이타닉’ 게스트 하우스도 성 밖에 위치해있다.
매끄러운 돌바닥과 두꺼운 쇠문을 여러개 지나쳐 성 내부로 들어오면 카페, 레스토랑, 기념품샵이 즐비하고 성벽에서 마을 전체를 내려다 보는 풍경이 아름답다.
우리는 자이살메르 성에 머물기로 했다. 황토벽에 박힌 스테인드 글라스 사이 사막 햇빛이 예쁘게 물드는 방이다.
침대 옆 창문은 사람 두 명이 걸터 앉기 좋게 쿠션으로 꾸며져 있었다.
별이 하나씩 올라오고, 가로등이 저 멀리서 하나 둘 켜지는 황홀한 밤풍경을 창틀에서 보는 순간 우다이뿌르 하얀 마을에 한 눈에 반한 것처럼, 온통 갈색인 자이살메르에 반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