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 생활 일지
숙소 옥상에서 노을을 기다렸다.
마을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성 벽 숙소에 머무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참이다. 매니저가 짜이 한 잔 내오며 한참 수다 떨었다. 돈 주고 마실 만큼 좋아하는 음료도 아니지만, 짜이는 분위기로 먹는 다는 말이 맞아서 성벽과 똑같은 색의 도자기에 따라준 오늘 짜이는 특별했다.
∙인도인은 1시쯤에 점심을 먹고 밤 9시에 저녁을 먹고, 밤 12시에 취침을 한단다. 우다이뿌르 소니네도 밤 9시쯤 늦은 저녁을 먹어 늘상 야식을 먹는 줄 알았는데 평균 식사 시간이었다.
∙ 본인은 실제로 브라만 계급이란다. 원칙적으로는 술, 담배, 고기를 절대 해서는 안되지만 주변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가끔 맥주와 계란 정도는 먹는다. 담배만큼은 절대 하지 않고, 계란과 술을 먹는 것도 가족과 브라만 친구들에겐 절대 비밀로 삼고 있단다. 보통의 매니저보다 피부가 희긴 하니 진짜 브라만 일 수도 있겠다.
∙인도 현지인들 사이에서 아주 유명한 라씨집을 알려주었다. 다만 ‘스페셜 라씨’만큼은 절대 먹지 말라며, ‘스페셜’은 마리화나를 의미한단다. 이렇게 위험하고 특별한 이름이라니.
∙우다이뿌르에서도 대충 들은 적 있는 ‘Room(방)’이 여기도 존재한다. 자이살메르는 매년 3월 아주 큰 축제가 열린다. 축제때 ‘마약방’에서 소량의 마약을 한다고 했다. 살짝 기분이 좋아진 채 배가 불러도 음식을 계속 먹게 되는 정도만이고 1년에 한 번이니 okay라지만, 차라리 담배를 1년에 한 번 피우는게 낫지 않나 싶었다.
∙어제 친척 결혼식이 있어 여기 손님 7명을 데리고 갔다고 했다. 부럽다. 다른 친구들도 각자 외국인 손님을 데리고 오는 바람에 외국인 하객만 30명이 모였다. 3월 하루만 한다는 ‘방’을 결혼식에서도 조금씩 했단다. 일주일 뒤 다른 결혼식이 있다며 초대해주었다.
아니 이러면 일주일에 한 번씩 '방'을 하는거 아닌가.
∙깎아주세요 의 ‘깎아’가 힌두어로 ‘uncle(엉클)’ 이란다!
∙‘이리와’는 한국어와 힌두어가 발음이 같았다.
∙‘짤로’는 꺼져라 와 같이 가자 의 상반된 뜻을 동시에 내포한 단어였다. 시기적절하게 써라며 짤로 파키스탄!을 농담으로 던졌다. 전자가 분명했다.
∙한국인들의 여행 바이블, 론니 플래닛에 나오는 숙소가 아니어 한국인 손님이 드문 편이다. 보통의 한국인들은 자기 같은 호객꾼을 믿지 않지만 일단 데려오기만 하면 아주 좋아하는 숙소라고 자신만만했다. 맞는 말이지. 아름다운 숙소였다.
∙인도인은 계란을 굉장히 즐겨먹는다. 돼지와 소고기를 제외하면 닭고기 밖에 남지 않고, 닭고기도 매일 먹긴 부담되거나 물릴테니 계란을 먹는 듯하다. 이 친구도 매일 저녁 8시에 계란 두 개 먹는데 하나는 삶아 먹고 하나는 후라이를 해 먹는다.
∙아침 7시에 우리 방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다는 정보도 주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