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고요
사막 속 범죄 사건은 여러 버전이 있었다. 한국인 여자 두 명이 가이드와 사막으로 들어갔다가 표적이 되었다던가 한국인 여자 한 두명과 외국인 무리, 가이드로 이루어진 투어였지만 외국인과 가이드가 한패로 죽일놈들이었던 사건도 있다.
첫 사막이니까 안전한 무리와 동행하기로 했다. 게스트하우스 ‘타이타닉’은 성 외곽에 있는 저렴한 숙소이다. 건물 전체가 게스트하우스이고, 4-6인실의 방도 여러개 있어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음에도 순 한국인들로만 만실이 된다. 타이타닉 투어는 하루 만에 한국인만 20명을 모아 사막으로 들어갔다.
인도 연예인같이 준수한 외모의 주인장 폴루는 50살이 넘은 아저씨인데도 30대 후반의 외모였고 30살 어린 우리에게 누나를 외쳤다. 묘하게 능글맞지 않고 친절함으로 다가오는 수완이 있었다.
2미터 높이의 낙타가 휘청 하며 일어나는 순간은 도무지 적응되지 않는다.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아 몸에 힘을 주면 균형 잡기 더 힘들다. 힘을 툭 빼고 낙타 걸음 걸음에 몸을 자연스럽게 맡겨야 떨어지지 않는다.
내 낙타는 제일 늦게 일어났고, 제일 늦게 출발하더니 다른 낙타를 따라잡겠다고 갑자기 뛰질 않나 제대로 된 길 놔두고 굳이 울퉁불퉁한 돌 위를 걸어가다가 갑자기 가시 돋힌 식물 사이로 지나가는 등 제멋대로였다.
가시덩쿨을 빠져나온 얇은 알라딘 바지는 너덜너덜 조각나 있었다.
그래도 덕분에 20명이 쉬지 않고 떠드는 대형 무리에서 멀어질 수 있었다.
조용함과 완전한 정적은 다른 차원이었다.
사람 소리, 멀리서 들리는 잡소음 전혀 없이 오로지 낙타가 땅을 밟는 소리만 들렸다.
지나치게 고요하면 여기가 하늘인지 땅인지 혼란스러워 지는 순간이 오는데, 낙타가 땅을 딛는 그 순간에는 내 발아래 디딜 땅이 있음을 알게 된다.
완전한 정적이 지나쳐서 섬뜩함을 느낄만큼 무리에서 떨어지면 이내 길잡이가 내 낙타를 일행쪽으로 밀어 넣어주는 것을 반복했다.
‘Sand dune’에 도착했다. 모래 더미 위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바람결이 생겨 굳었다. 이 풍경만으로도 인도에 올 이유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