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돌의 컴백이나 데뷔 소식에 으레 쓰는 수식어가 '4세대 그룹'입니다. 그런데 이 '4세대'라는 단어가 와 닿나요? 대체 누가, 어떻게, 어떤 기준으로 구분한 건지 궁금한 적은 없나요?
요즘 들어 부쩍 자주 쓰고 있는 '4세대'지만, 사실 '4세대 아이돌' 혹은 '4세대 걸그룹, 보이그룹'이라는 말은 꽤 오래전부터 사용됐어요. 네이버 뉴스를 기준으로 '4세대 아이돌'은 2008년 6월 1일 샤이니 기사에서, '4세대 걸그룹'은 2009년 8월 28일 f(x) 기사에서 처음 등장하니 무려 13, 14년전부터 사용된 표현인 셈이죠. 이후 '4세대 아이돌'로 분류된 전적이 있는 그룹들도 허다합니다. 상기한 샤이니와 f(x)부터 씨스타, 인피니트, 틴탑, 포미닛, 비투비, EXID, 러블리즈, 여자친구, 레드벨벳 등등 2015년을 전후로 데뷔한 그룹은 거의 대부분이 이 '4세대 아이돌'을 거쳐갔죠.
하지만 왜인지 그때 당시에는 그다지 유행을 하지 않았고, 2019년 ITZY의 데뷔부터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합니다. ITZY는 기존 걸그룹과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스스로를 '4세대 걸그룹'이라고 강조했고, 이후 많은 그룹들이 마치 놀라운 보물이라도 발견한 듯이 너도나도 '4세대'라는 수식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죠
이처럼 '4세대 아이돌'이라는 표현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사용되긴했으나, '과연 정말로 4세대인가?'라는 물음에는 '글쎄'라는 말이 나오고 있어요. 세대가 구분되기 위해서는 명확한 구분점이 있거나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 등이 뒤따라야하는데, 아직까진 누구도 이를 충족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이죠. 예를들어 1~3세대 걸그룹은 S.E.S. 핑클, 베이비복스 → 원더걸스, 소녀시대, 2NE1 → 트와이스, 레드벨벳, 블랙핑크와 같은 각 세대별로 명확하게 구분되는 그룹과 지점이 있고, 또 각 세대는 태동기, 시스템화, 글로벌화와 같은 특징이 존재하죠. 하지만 지금의 4세대들은 아직까지 그렇지 못한게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일단 3세대로 분류되는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가 여전히 최정상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고 하는 건 조금 앞뒤가 맞지 않죠.
결과적으로 지금의 '4세대 아이돌'은 각 기획사의 마케팅의 일환으로 '의도된 세대교체'일뿐 진정한 4세대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과거 '4세대 아이돌'이라고 불렸던 그룹과 비교하면 요즘 나오는 그룹중에서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높은 편입니다. 과거부터 꾸준히 사용된 '4세대'가 그때는 힘을 얻지 못하다가 지금에 와서 유행을 하는 건 그만큼 현재 이 '4세대'에 공감을 하고 있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거든요.
실제로 에스파와 같은 그룹은 아바타와 메타버스 세계관 등을 더해 이전 세대 아이돌과는 분명 다른 특징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고요. 즉, 지금의 '4세대 아이돌'이라고 불리는 그룹들은 '4세대로의 세대교체 주역이 될 후보'정도로 이해하는게 가장 적절해 보입니다.
어쨌든 세대교체는 반드시 일어납니다. 관건은 그것을 현재 '4세대 아이돌'이라고 부르는 그룹들이 이루어낼지,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한 이야기 일지입니다. 과연 세대교체를 이루어낼 주인공이 누가 될지 나름대로 점찍어 지켜보는 것도 요즘 K팝을 즐기는 재미가 될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