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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명작가 Jan 13. 2024

30년 전으로 보낸 편지 (6-4)

퓨처 셀프 

54살의 진희에게


53살의 너는 참 열정적이었다. 뭐든 배우려 했고 뭐든 시도하려 했었다. 넌 때로는 절망도 했고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몰라 방황도 했다. 하지만 너는 늘 진실하려고 노력했음을 알고 있다. 하나님 앞에서도 사람 앞에서도 늘 진실하고자 애쓰며 살았다. 용감했고 솔직했지.


3번이나 참석한 예수 변증학 예수 서원 강좌를 통해 진리로 영혼과 정신을 무장했지. 그리고 하나님의 비밀 병기가 되고 싶다고 잃어버린 첫사랑을 회복하고 싶다고 울면서 기도했지. 그렇게 넌 하나님의 사람이 되고자 몸부림치며 살았어.


교인들을 사랑했지. 책을 통해 변화되는 자신을 경험을 성도들과 나누고 싶어서 오픈 카톡 방을 열어 책 읽는 습관을 길러 주려고 노력했지. 평생을 고민해 온 인간의 변화가 독서와 책 읽기라는 결론이 나면서 그것을 네가 속한 공동체에 바로 적용했지.


진희야 넌 가족들에게도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었어. 가슴엔 이웃을 향한 사랑이 있었고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가득했단다. 대학 시절 만난 두 친구와 월요일마다 만나 성경 공부하고 기도하며 우정도 키워나갔지. 좋은 건 늘 그 친구들과 나누었지. 함께 책을 읽었고 독서 모임을 열면 그 친구들이 언제나 앞장서 등록을 해 주었지.


아이캔 유튜버 대학에도 입학해 다시 독서 능력과 글쓰기 능력을 키웠지. 자기 역사 쓰기도 완성하며 자신을 돌아보았지. 마인드맵도 다시 배웠지. 독서 모임을 하는 곳이면 어디든 참석해 배우려고 애를 썼지 영어 공부도 본격적으로 시작했지. 자기 역사를 쓰면서 그때 살던 미국 땅에 더 단단히 서기 위해 노력했지. 열심히 잘 살아줘서 고맙다. 53살의 진희야   

  

58세의 진희야


이제 넌 작가가 되었구나. 독서 모임을 하면서 키워낸 역량을 동원해 1년에 한 권의 책을 발간하며 벌써 경건 서적 4권을 쓴 작가가 되었구나. 사람들의 가슴 깊이 감동 주는 책을 써서 생각보다 책은 큰 반향을 얻었고 강연 요청도 곳곳에서 받는 어느새 유명한 인사가 되었네. 강연도 힘주어 말하기보다 힘을 빼고 삶을 나누는 강연은 늘 잔잔한 감동을 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


블로그를 통해서도 하나님의 진리를 전하며 유튜브에서도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모습 참 보기 좋다. 언제나 그랬듯 58세의 진희도 이웃을 섬기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삶을 살았지. 겸손과 온유를 잃지 않아서 너무 고맙다. 53살에 결심한 강연료는 받지 않는 결심 변치 않게 지켜주어 고맙다. 


독수리 믿음으로 날아오르며 사람의 종이 되기보다 하나님의 종으로 쓰임 받기를 원하는 그 마음의 결단을 잘 지켜주어 고맙다. 네가 사랑한 하나님과 예수님의 마음을 세상에 전하기 위해 얼마나 애쓰며 살아왔는지 나는 안다.


해마다 떠나는 가족 여행은 어느새 큰 기쁨을 누리는 통로가 되었지. 54세에 시작한 해외여행은 이제 온 가족의 가장 소중한 연례행사가 되었지. 스위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고 예수님의 땅 성지 순례까지 가족과 누리는 행복한 여행이었지. 

    

65세의 진희야


가족이 많이 늘었구나. 아들과 며느리는 세 자녀의 부모가 되었구나, 딸은 아직은 둘이지만 곧 세 자녀의 부모가 된다. 두 사람이 시작한 가정이 벌써 12명이 되었네. 아들도 신실한 믿음의 가정으로 교회를 잘 섬긴다. 25살에 시작한 부동산 사업도 자리를 잡아 경제적으로 안정을 누리며 선교지를 도우며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가고 있다. 딸 또한 자신의 자리에서 엄마로 아내로 능력 있는 사회인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남편과 살아간다. 어디를 돌아보아도 여호와께서 주시는 은총이 가득한 삶이다.


꾸준히 관리해 온 건강 덕분에 여전히 몇 시간의 강의도 거뜬히 소화한다. 사람의 수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는 강의로 많은 사람을 살린다. 영, 혼, 육의 전인적 건강을 위한 강좌도 인기가 많다.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치 않고 있어서 참 보기 좋다.


남편도 성경적 상담 세미나로 바쁘구나. 선한 성품으로 많은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예수님의 십자가로 이끄는데 많은 열매를 맺고 있어서 참 감사했다. 수줍음이 많아 어렵게 다시 시작한 유튜브도 이제 구독자가 10만이 넘었다. 말씀이 담백하고 진실하다는 평을 많이 듣는구나.  

   

오늘의 나에게 (83세)


오늘 아침도 늘 그랬듯 남편과 계란과 과일 커피 한 잔을 마셨다. 변함없는 루틴이다. 얼굴에 주름도 깊어지고 머리도 반백의 빛깔로 변했지만 기력은 여전하다. 10년 전 바다와 숲이 공존하는 이곳으로 이사와 부지런히 해변을 걷고, 숲을 산책한 덕분이다. 바다에서 낚시하며 살고 싶다는 남편의 소원과 숲에서 산책하고 싶은 나의 마음을 함께 합하여 마련한 집이다. 장성한 아이들의 도움이 컸다.


함께 늙어가는 이웃들과 가끔 브런치를 나누기도 한다. 이제는 유튜브에서 유명 인사가 된 남편을 만나러 오는 이들과 저녁을 먹기도 한다. 며칠씩 머무르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도 있다. 나의 손님들도 가끔 들른다. 유튜브와 책을 통해 나를 알게 된 사람들이다. 그동안 인터넷 독서 모임에서 만난 이들도 있다. 인터넷 덕분에 지역을 넘어 전 세계에 흩어져 사는 사람들과 교재를 나눌 수 있었다. 같은 교회를 섬기던 이들도 가끔 들른다. 며칠 머무르며 바다와 산을 함께 걸으며 삶의 이야기를 나누다 가곤 한다.


신의 은총이 가득한 삶이었다. 때론 힘겹고 버거울 때도 있었지만 나를 더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던 그분의 손길이었다. 비명을 지르고 고통을 토로하던 때도 있었다. 이제는 안다. 그 시간이 더 많이 나를 만들던 세월이었음을. 함께 가족이 되어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는 나의 친구 진돌이. 홀로 산을 오를 땐 든든한 보호자가 된다.


나는 두 달 뒤 새로운 책을 출간한다. 이제는 세상을 떠나며 남기로 싶은 말들을 정리하고 있다. 미천한 자의 말이지만 귀 기울여 들어주는 이들이 곁에 있었다. 나의 마지막 책이 될 듯하다. 온전한 정신으로 잠들 듯 이제 하나님이 부르실 그날을 소망하며 삶을 마무리하는 소원 하나 가지고 있다.


이 땅의 소풍을 마치고 나의 주인 그분 앞에서 잠잠히 섰을 때 듣고 싶은 말

“착하고 충성된 종아. 수고했구나! 너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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