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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명작가 Jan 13. 2024

독수리 환골탈태 (6-3)

아이캔 대학 입학과 졸업

독수리는 평균수명이 약 70년으로 가장 오래 사는 새다. 독수리가 70년을 살기 위해서는 40살 정도 이르렀을 때 신중하고도 어려운 결정을 한다. 이때가 되면 부리는 턱 밑으로 휘어지고, 발톱은 굽어져 먹잇감을 잡기 어렵다. 날개가 무거워져 날기도 힘들다. 이때 독수리는 선택해야 한다. 

1년쯤 더 살다가 그냥 죽든지, 아니면 위험하고 고통스러운 모험을 거쳐 30년 더 살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생명 연장을 결단한 독수리는 산꼭대기로 올라가 절벽 끝에 둥지를 틀고 전혀 날지 않고 먹지도 못한 채 자기 혁신을 시도한다. 부리를 바위에 쪼아 으깬 후 새 부리가 돋아나면 굽은 생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마지막으로 새 부리와 발톱으로 낡은 깃털을 모두 뽑아낸다. 약 150일이 걸린다. 새로운 발톱, 새로운 깃털, 새로운 부리로 변신한 독수리는 비로소 생명을 30년 연장하여 70년을 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환골탈태’ 요, ‘거듭남’이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국어 교육학 석사와 상담 박사 과정을 끝냈다. 나름 40년을 이 분야의 전문가로 살았다. 독서와 글쓰기의 나름 전문가였다. 하지만 나는 남을 가르칠 수는 있어도 내 글 실력은 굼떴다. 블로그에 글 하나 쓰려면 보름을 주리를 틀어야 했다. 문장을 보는 안목은 있으니 아무 글이나 막 쓸 수도 없었다. 독수리처럼 굳어진 부리와 발톱으로 이러지도 못한 채 무거운 날개로 날 수도 없었다. 나란 사람의 능력과 자질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아주 우연이었다. 평소 유튜브를 즐겨보던 나는 기록 학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교수님을 만났다. 유하 웃으면서 무엇이든지 세 가지로 가르쳐 주는 김익한 교수라고 소개하는 분이셨다. 독서와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나는 매일 교수님 강의를 들었다. 그러다 아이캔 유튜브 대학 소개 영상을 보았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사이트도 살펴보고 교과과정도 살펴보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이미 하시면서 세상에 영향력을 넓게 끼치는 분이셨다.


5기생 추가 등록을 받는다는 광고를 보았다. 홈페이지를 찬찬히 살펴보고 등록을 하고 싶어 연락을 드렸다. 시차와 주말이 겹쳐 연락이 원활하지 않았다. 제일 먼저 읽어야 하는 책이 <백만장자 시크릿>이라 등록을 좀 망설였다. 예전에 이 책을 읽으며 내린 결론이 이상한 돈 벌게 하는 사이비 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마음속 한구석에서 이런 책을 첫 추천도서로 내세운 이곳에 꼭 들어가야 하냐는 갈등이 생겼다. 연락이 없어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주말이 지나고 연락이 왔다.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등록했다. 지금 생각해도 인생의 몇 안 되는 행운을 잡는 선택이었다.


교수님 강의를 듣고 만능 노트와 만능 카드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노트 기록이라면 강의를 한 교수님도 학기 말 내 노트를 복사해 가셔서 다음 학기 강의를 하신 적도 있었을 정도로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김익한 교수님의 강의는 아무리 필기를 열심히 하며 들어도 이해가 잘 안 되었다. 자괴감이 익숙해졌다. 아무리 세월이 흘렀다지만 노트 필기와 이해가 어렵다니 이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첫 독서 발표 모임 <백만장자 시크릿>을 개조식으로 요약해서 발표하라고 했다. 개조식 요약이 뭔지도 몰랐다. 발표를 하루 앞두고 준비를 하면서 교수님의 <A+리포트 쓰는 법 이렇게 하면 무조건 A+ 받을 수 있어요> 유튜버 영상을 두 번 보았다. 그리고 읽은 부분까지 책 내용을 구글 슬라이드로 작성했다. 책도 다 읽지 못했지만 참여하는 데 의의를 두고 참여했다. 

첫 줌 모임에서 5명이 한 조로 편성되어 돌아가며 발표를 했다. 독서 모임 인도 경력이 있어서 그랬는지 나의 발표가 인상적이라는 말을 했다. 발표를 마치고 전제 모임이 다시 진행되었다. 그때 우리 조에 있던 분이 나의 발표를 전체 모임에서 다시 듣고 싶다는 말을 했다. 순간 당황했다. 사회자가 내 이름을 부르며 나를 찾고 있었다. 마이크를 켜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발표를 했다.


뒷날 카톡 방에 나의 발표를 녹화한 게 있느냐라는 질문이 있었다. 고민이 되었다. 어떻게 하면 그 요청에 응할 수 있을까 싶었다. 슬라이드를 배경 사진으로 놓고 발표를 구어체로 표현하며 글을 썼다. 그리고 동기생 카톡 방에 공유했다. 이것이 시작이었다. 블로그를 연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제대로 돌보지 못해 황폐해진 곳이었다. 다시 잡초를 제거하듯 불필요한 글들을 지우고 독서와 글쓰기를 주제로 블로그를 재정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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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 탄력성, 그릿과 미움받을 용기 소유냐 존재냐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4학기 오래된 미래 사람 장소 환대 늘 독서 나눔 모임은 학기의 가장 큰 즐거움을 주는 만남이었다. 서로 같은 책을 읽어도 생각과 적용은 모두 달랐다. 아이캔 유튜브 대학에서 나를 가장 성장시킨 자리였다.


3학기 강의를 들으며 집단 지성의 힘은 큰 도전을 주었다. 타자 공헌 삶도 내 안에 큰 도전이 되었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를 발제하면서 장하준 경제 도서를 좀 더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방학을 이용해 동기생들에게 책을 같이 읽자는 제안을 했다. 거의 30명에 가까운 동기생들이 함께 <경제학 레시피><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서로 나누어 발제하며 읽었다. 그야말로 집단 지성의 힘을 경험하는 좋은 시간이었다. 나의 울타리를 넘어서 공동체를 섬기는 훈련을 서서히 시도해 본 좋은 경험이었다.  

   

자기 역사 쓰기


내가 아이캔 대학에 입학한 가장 큰 동기였다.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었다. 나는 훌륭한 사람이 아니기에 자기 역사를 쓰는 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상담을 공부했기에 그 유익이 얼마나 클 것이라는 건 짐작할 수 있었다.


 4학기 내내 붙어 있을 거라는 결심으로 학기를 버텼다. 그 꿈 또한 성취했다. 나는 그 꿈을 성취함으로 자기 역사를 썼다. 1차 집필 그리고 퇴고를 하면서 장면 장면 다시 아프고 다시 힘들었다. 하지만 읽으며 더 객관적이 되고 나는 더 단단해져 감을 느낀다. 지금은 잘 몰라도 나중에 자기 역사 쓰기는 내 삶의 전환점으로 자리 잡을 것을 나는 이미 알고 있다.


아이캔 유튜브 대학에서 보낸 4학기 1년은 내게 독수리의 환골탈태와 같은 고난의 시간이었다.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몸부림을 쳐야 하는 시간이었다. 견뎌냈다. 덕분에 자기 역사 쓰기도 할 수 있었다. 블로그 게시글도 글도 마음만 먹으면 뚝딱 쓸 수 있는 실력이 되었다. 어려운 책도 술술 읽고 독후감을 쓴다. 지식만 전하는 글이 아닌 나다움을 드러내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다. 소설가를 꿈꾸고 글을 쓰는 작가를 꿈꾸는 자리까지 왔다.


성장을 도와주신 김익한, 이현정 교수님 그리고 아이캔 유튜브 대학에서 일하시는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저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너무도 귀하고 아름다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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