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0.)

by 랑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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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의 뜻에 '건강했으면 좋겠다' 라는 소망을 담아서 강이라고 이름 붙인 아이는 안 좋은 습관 하나 때문에 한동안 건강 상의 문제를 달고 살았다. 아비가 떠돌이 개라서 그런 걸까, 아니면 모종의 이유라도 있던 탓일까. 강이는 뭔가를 먹을때마다 엄청나게 빨리 먹었다. 속담중에 게 눈 감추듯 한다는 말이 있는데 거의 그런 느낌으로 음식을 해치웠다.

그게 평범한 사료여도 걱정되는데 간식이든 뭐든 삽시간에 처리하는 탓에 제대로 소화가 안 되서 늘 고생하는 강이였다.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교육을 해주던 여동생이나 아이들을 우리 가족 중 가장 사랑했던 어머니가 무던 애를 써도 강이의 식습성은 고쳐지지 않았고, 그 탓에 심할 땐 최소 주 1~2회는 먹은 것을 게워 냈고, 먹을 걸 관리해주며 각별히 신경을 써도 잊을만하면 토악질을 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그 외 다른 문제는 없었다는 점일까. 만약 선천적으로 정말 속이 안 좋거나 했으면 어땠을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그리고 강이는 흰 진돗개와 흡사한 외모를 가졌는데 난 한동안 그게 마음에 안 들었다. 집에서 예쁨 받던 양순이라면 모를까, 그런 양순이와 대체 무슨 재주로 교미한건지 모를 동네 개와 닮은 꼴로 보였으니 좋게 보일 리가 없었달까. 당시엔 그 놈과 어울렸던 게 스트레스가 되어 양순이가 죽었다고 믿던 어리석은 시기였기에 더더욱이 맘에 안 들었다. 다른 가족들은 그걸로 별 문제 삼지 않던 거로 봐선 아무래도 내가 당시 많이 힘들었던 탓이 아닐까 싶다. 당시의 난 병원에 가보기도 전이었고, 어거지로 회사를 다니며 내적으로 죽어가던 중이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다.


외모에 대한 불호는 자연스레 차별을 낳았고 난 그래서 한동안 복이를 훨씬 예뻐했다.


그랬던 내가 강이를 조금 더 예뻐하게 된 건 단순히 내가 전보다 여유가 생겨서가 아니라, 강이가 모종의 수단을 통해 날 달래준 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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