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날이 다가오네
천둥 같은 명령이 하늘을 가르고
"너도 해봐, 나처럼
그에게 고통을 주어라."
손끝이 떨리고
심장은 전쟁의 북처럼 울리네
지옥의 문턱에서
불안은 내 속에서 폭풍처럼 몰아치네
"어쩌지? 정말 해야 할까?"
머릿속에 갈라진 목소리들
천사와 악마가 서로를 끌어당기며
결정을 재촉하네
내 손을 강하게 잡아끄네
눈앞의 아랫사람
그도 나처럼 떨고 있네
내게 던져진 이 고통을
그에게 던져야만 한다는데
손이 망설이며 올라갔다
내려오고, 다시 올라가며
땀방울은 폭포처럼 쏟아지네
"할까 말까, 이게 옳은 걸까?"
심판의 저울이 위태롭게 흔들리네
명령의 무게는 산처럼 무겁고
결정은 칼날처럼 날카롭다
주저하며 선 이 순간
모든 것이 결정될 찰나
결국, 손은 다시 올라가고
명령의 칼날이 가차 없이 내려친다
그 순간, 나는 악마로 변했고
심판자는 천사의 옷을 입었네
뒤에서 미소 짓는 천사의 가면들
그 가면들 뒤에 숨은 채
나도 이제 심판자의 무게를 짊어지네
심판의 날은 끝났지만
내 마음속엔 끝나지 않은 전쟁
나는 묻는다, 자신에게
"이것이 진정한 정의였을까?"
심판은 끝났으나
그날은 끝난 것 같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