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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소민 Dec 03. 2024

오늘의 키보드는?

키보드 덕후의 아침 의식


아침이 오면 전쟁이 시작돼요.







오늘도 알람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지만, 나는 이불 속에서 몇 번이나 뒹굴며 외쳤어요.


"5분만... 아니, 3분만 더!"





팔을 뻗어 최대한 이불속에서 알람을 끄려고 했지만...!




결국 알람에게 굴복하고 허둥지둥 일어나야 했죠.




그런데 나가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었어요.


바로 오늘의 키보드를 고르는 것!



이건 단순한 선택이 아니에요.


매일 아침, 내 하루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의식이거든요.




책상 위에는 내가 애지중지 모아온 키보드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어요.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이 마치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았죠.




어떤 키보드는 연필이 사각사각 글씨를 쓰는 소리를 내요.



또 어떤 키보드는 물방울이 '톡톡' 떨어지는 소리를 냈어요.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건, 보글보글 끓는 물소리가 나는 키보드!



이 키보드는 타이핑할 때마다 라면이라도 끓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배가 고파지곤 했답니다.





오늘은 어떤 키보드와 함께할까 한참 고민하다가, 나는 결국 물방울 소리를 내는 키보드를 선택했어요.


"톡톡... 오늘 하루는 너로 결정이야!"



이 키보드는 소리뿐만 아니라 키감도 부드러워서 마치 솜사탕을 누르는 느낌이 들거든요.





가방에 키보드를 조심스럽게 넣으려는데, 시계를 보는 순간 깜짝 놀랐어요.


벌써 7시 30분!


"어, 안 돼! 지각이다!"


나는 급히 집을 나서면서도 키보드를 꼭 끌어안고 속으로 다짐했어요.


'내 키보드야, 나의 방패이자 친구야, 제발 오늘은 지하철에 사람이 많지 않게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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