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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광근 Oct 22. 2024

인생이란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


삶을 두려워 말라.

삶은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믿어라.

그 믿음이 가치 있는 삶을 창조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로버트 H. 슐러 R. H. Schuller



예전 어디선가

'사람의 생이란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

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가 살을 붙인 것입니다.

그럼 시작할게요.

 

산이 하나 있습니다.

그 산은 높고 험한 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제부터 저는 그 산을 올라가려고 합니다.

 

지금 저는 산의 초입에 서 있습니다.

사실 여기까지 오는데도 남모르는 노력이 있었답니다.

아침에 피곤한 것을 꾹 참고 눈을 비비고 일어나야 했으며,

오늘 같은 날 왜 그 산에 올라가느냐는 주변 사람들의 만류를 이겨내고,

추운 날씨에 대비한 옷과 음식물 등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남이 알아주지도 않는 작은 노력들을 뒤로하고

지금 저는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두근두근 하는군요.

 

조금 가다 보니 갈림길이 나옵니다.

길이 여러 개가 있습니다.

저 쪽은 사람들이 많이 올라가는 길이긴 하지만

왠지 마음이 가진 않습니다.

시끌시끌하기도 하고 제 맘대로, 제가 가고 싶은 속도대로

갈 수가 없을 듯하군요.

조금 조용하고, 약간 험할 것 같지만 왠지 끌리는 길로 들어섭니다.

저는 이런 길이 좋더라고요.

 

발걸음을 떼어 산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제 옆에 있는 사람은 묵묵히 굉장히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군요.

뒤에 있는 아주머니는 조금 가다 쉬고, 조금 가다 쉬고 하시는군요.

그것도 좋습니다.

저는 그냥 편하게 일정한 속도로 걷습니다. 남들보다 약간 느린 정도.

이게 제 속도입니다.


한 참을 가다 보니 갈림길이 나옵니다.

아까 산의 초입에서 다른 길로 갔던 사람들도 보입니다.

별로 잘 아는 사람도 아닌데 왠지 반갑습니다.

쉴만한 곳이 있어 잠시 쉬어가려고 하는데

그 사람이 먼저 과일을 권하네요.

잘 먹겠습니다.

그러고 웃으면서 몇 마디를 나눕니다.

"좋은 산행 하세요~"

인사를 나누고 다시 제가 가야 할 방향을 잡고 다시 걷기 시작합니다.

아까 그 사람이 그러는데 자기가 가고자 하는 길이 정상에 가깝다고 하기는 하는데

저는 그 빠른 길보다는 조금 돌아가더라도

멋진 바위도 많고 경치도 좋은 이 길이 좋습니다.

그 사람과는 나중에 정상에서 만나면 사진 한 장 같이 찍기로 하고요.

 

앞에 조금 험한 바위가 나왔습니다.

어떤 장비를 잘 갖춘 한 아저씨가

위에서 사람들 손을 잡아 올려주고 있네요.

저도 그 손을 잡고 올라가는데 손이 참 따뜻합니다.



벌써 정상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올라가 보니 작은 봉우리네요.

 
제가 목표했던 정상은 이제야 제대로 보이는데

저기... 아직 한참 남았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죠.


갑자기 그동안 들지 않았던 여러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내가 가는 길이 과연 맞나.

나는 왜 황금 같은 아침잠을 줄이면서 이 산을 오르고 있지

정상 올라가 봤자 뭐 하냐, 아무것도 없을 텐데 말이지.

하지만 내 마음이 처음 정한 바를 이루기 위해 나아갑니다.

 

진짜 열심히 걸었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정상에 도착하였습니다.

몇몇 사람이 보이네요.

과일주신 그분도 와계시네요.

멋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정상에 온 기분을 만끽합니다.

 


밥을 먹고 산을 내려갑니다.

언제까지나 있을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올라왔으니 이제 내려갈 때가 된 거죠.



내려갈 때는 확실히 맘이 가볍네요.

올라갈 때 미쳐 못 봤던 것들도 보이고,

아까 헤맬 때 찾았던 그 길이

어느새 흔적이 되어 특이하게도

그 길을 따라 올라오는 사람도 보입니다.


내려올 땐 정말 빠르군요.

어느새 거의 다 내려온 것 같습니다.



집에 가면 할 일들이 하나둘씩 떠오릅니다.

우선 따뜻한 물로 씻고,

맛있게 먹으면서 술 한잔도 하고.



산에 올라가기 전과는 다른 것을 느낍니다.

더 즐겁게 더 알차게 살 수 있을 것 같군요.

며칠 만에 원래대로 돌아올 수도 있지만,

아무튼 지금 기분은 너무 좋습니다.



산을 내려가면서 그 좋았던 시간을 정리하고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그 산에 내가 있었음을 다시 생각합니다.
 

이번 산행은 의미 있었던 산행이라고 되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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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모두 편안한 밤, 좋은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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