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가는 시계

10분의 여유, 10분의 조급함

by 담월

앞서 가는 시계


담월 오순찬



우리 집 시계는

10분쯤, 15분쯤

앞서 걷는다.


늦을까 봐 서두르라고

없이 등 떠민다.


시계 믿고 깜짝 놀라

머리도 감지 못한 채

허겁지겁 문 박차고 나간다


내가 시간을 따라가는 건지

시간이 나를 밀고 가는 건지


시계는 언제나

묵묵히 앞서

조급히 그리고 다정히

앞날을 가리킨다.


늦지 않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시간 앞 당긴 하루 살고

시계는 말 없이 기다린다.


지나간 시간 속에

삶을 채우는 속도가 아니라

비워내는 침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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