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나눔에서

인생에 있어 빛났던 화양연화

by 담월

행복은 나눔에서


담월



살아오면서 행복했던 순간들이 많았다.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서 반짝이는 순간을 꼽으라면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아이들과 어머니들이 매년 함께했던 ‘난치병 어린이 돕기 아나바다’ 활동이다.


아이들은 집 안 어딘가에 고이 간직해 두었던 장난감과 인형을 하나둘 꺼내 들고 왔다. 손때 묻은 인형을 꼭 껴안고 아쉬운 듯

“이제는 다른 친구가 가지고 놀면 좋겠어요.”

하며 미소를 지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물건을 건네고 값을 매길 때마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들이 도서관을 가득 채웠다.

어머니들은 아이들이 자라 입지 못하는 옷을 곱게 데려와 정성껏 내놓았다. 그 옷가지에는 자식의 성장과 시간이 고스란히 스며 있었다. 한쪽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어묵도 팔았다. 그렇게 시작된 아나바다는 해마다 이어져 어느덧 7년이라는 시간이 쌓였다.


모은 정성은 칠곡 경대병원 소아암병동 이름조차 낯선 난치병을 앓는 어린이들에게 전해졌다. 근이영양증, 심정지, 저산소성 뇌병증…. 들어본 적도 없는 병명들이었지만 차갑게 마음을 짓눌렀다. 전달식 하는 날 얼마 되지 않는 후원금을 받아 들고 보호자가 끝내 흐느끼던 순간이 아직도 눈앞에 선하다. 멈추지 못하는 눈물을 보며 함께 있던 아이들까지도 숨죽여 눈시울을 붉혔다. 작은 손길들이 모아낸 정성이 한 생명을 품을 수는 없지만 그 순간만큼은 분명 누군가의 어깨를 가만히 감싸 안을 수 있었다. 후원식에 매년 꼭 아이들과 함께 갔다. 후원식을 마치고 병원 복도를 걸어 나오며 한 아이가 생글생글 웃으며 슬며시 다가와 묻는다.

“관장님, 오늘은 얼마 후원했어요?”

해맑은 물음이 가슴을 저릿하게 울렸다. 자기의 소중한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면서 마냥 행복한 아이, 나눔속에서 오히려 더 기뻐하는 그 모습은 큰 울림이었다. 참된 기쁨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어린아이들이 먼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 아이들은 초등 고학년이 되고 중학생이 되었다. 아직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난치병 어린이 돕기 아나바다’의 시간만큼은 가장 따뜻하고 찬란하다. 작은도서관은 폐관되었지만 북카페에서 여전히 나눔은 이어가고 있다. 아이들의 웃음과 눈물 그리고 그 따뜻한 손길은 지금도 내 삶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남아 살아 숨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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