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 재밌다] 피터팬 2편
웬디는 피터가 어디에 사는지 물었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 모퉁이를 돌아서, 아침이 올 때까지 똑바로."
피터가 말했다.
"무슨 그런 이상한 주소가 있대?" (비룡소 p.46)
피터팬이 사는 곳은 네버랜드라는 섬입니다. 어른이 볼 때에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일어나지요. 사람이 날아다닐 수 있고. 홍학 위로 호수가 날아다니기도 하고. 진짜로 먹지 않아도 살 수 있습니다. 찾아가는 것이 쉽지 않아요. 사실은 섬이 아이들을 찾아와야 닿을 수 있거든요.
아이들은 항상 똑바로만 날아갔는데, 섬에 도착할 수 있었던 것은 피터나 팅크가 안내해 주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섬이 아이들을 찾아 나왔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누구든 그 마법의 해안을 볼 수 있었다. (비룡소 p.79)
한 번 가보고 싶어요. 어른이 되지 않고 아이인 채로 살 수 있는 곳. 절대 나이 들지 않고, 절대 돌아갈 수 없으며, 절대 존재하지 않는 그곳으로요. 우리의 현실이 항상 존재하는 에버랜드라면, 네버랜드는 절대 존재하지 않는 곳이겠지요. 우리의 어린 시절에 어쩌다 그런 이름이 붙었을까요? 절대 닿을 수 없는 곳. 어쩐지 그리워집니다.
팟캐 녹음 중 하니가 이런 생각에 창문을 엽니다.
사춘기 첫째와 보내는 이 시간조차도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네버랜드 같은 시간이라고. 띠용. 오늘 제가 나무 많은 곳에서 보내는 휴일도, 심지어 대만계 미국 여자와 언성 높아지는 전화통화를 한 그 날도, 이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꿈같은 시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다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순간이 네버랜드로 흘러가네요. 절대 닿을 수 없는 곳으로요.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88852/episodes/24995175
"여러분은 지금 에버랜드에 계시나요? 네버랜드에 계시나요?"
나리쌤의 팟캐 마무리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