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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나발 Jun 28. 2023

온전한 인간이 되려면

[아몬드]를 읽고    2021.3.26

“넌 예쁘니까 예쁜 것만 봐!”란 문구를 수목원에서 본 적이 있다. 엄마라면 아이에게 주고 싶은 마음과 세상이 아닐까 싶다. 아이를 키우게 되면 선척적이든 후천적이든 좋은 감정을 키워주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그런데 아몬드의 주인공 선윤재는 예쁜 거나 무서운 것 등 긍정적 감정이나 부정적 감정 둘 다 느낄 수도 표현할 수도 없는 선천적 감정표현 불능증이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다. 윤재의 감정표현 불능증은 엄마의 교육과 노력에도 평범해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할머니와 엄마의 불의의 사고 후 곤이라는 친구를 만나면서 윤재의 편도체가 자라게 된다. 

 선천적으로 감정을 표현 못하는 윤재와 감정표현은 가능하지만 후천적 환경에 의해 제대로 표현하지도 공감받지 못해 감정을 숨겨왔던 그래서 폭력적으로 존재를 나타냈던 곤이 둘 다 일반인에게는 괴물로 보이는 존재였다. 둘 다 감정표현에 있어 서툴렀지만 자석에 끌리듯 서로의 부족한 감정에 도움이 되고자 했는지 끌리게 되고 이해하게 된다. 글에서 나온 P.J 놀란의 말처럼 ‘구할 수 없는 인간이란 없다. 구하려는 노력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에서처럼 둘은 서로를 구하게 된다. 


 책을 읽으며 편도체가 자라지 못한 윤재에게만 감정 교육이 필요한지, 오히려 정상적인 편도체가 있지만 제대로 감정을 표현하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 들었다. 가뜩이나 공감력이 떨어져 가는 현대 시대에 코로나로 인해 사람 간 소통이 자유롭지 못하고 비대면으로 교육이 이루어지다 보니 감정교육은 더욱 힘들어지게 되었다. 온라인상으로 빠르게 정보를 공유하면서 서로 감정을 쏟아내는 통로는 많이 있지만, 그런 피로감 때문인지 때로 우리가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둔감화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렇게 많은 어른들이 주위에 있는데도 믿음을 주지 못하고 불편하고 힘든 감정이 오게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배우지 못해 편도체가 있어도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이 매번 양보하고 배려하고 공감을 해주는 모습을 보면 칭찬하기보다는 오히려 속상해했던 적이 있다. 세상의 좋은 면만 보고 그쪽을 키워 손해 보지 말고 너무 슬퍼도 하지도 말고 앞만 보고 가기를 말이다. 윤재가 갖고 싶고 키우고 싶었던 감정을 오히려 숨기며 감추는 것이 용감하고 씩씩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깨닫게 된 것은 인생의 희, 노, 애, 락, 애, 오, 욕의 모든 감정의 형태는 양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며 감정의 빛과 그늘을 느끼고 표현하지 않으면 우리는 온전한 인간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내가 좋아는 정호승 님의 시 구절을 빌리자면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처럼 때론 힘들고 아프지만 보아야 하고 느껴야 하는 것이다. 가끔 ‘엄마가 우리 엄마인 게 고맙다’는 딸의 응원으로 오늘도 힘을 내며 편도체가 제 기능을 잘하도록 열심히 공감하며 감정을 표현하며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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