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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만두·떡볶이가 뒤바꾼 지역축제의 공식

아재 잔치에서 MZ 놀이터로

by Trek


최근 지역 축제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지역 특산물을 자랑하는 것을 넘어,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힙'하고 '재미있는' 콘셉트의 축제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SNS를 뜨겁게 달구며 지역 경제 활성화와 젊은 세대 유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전국 맛 축제들을 집중 조명하고, 그 성공 요인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대세는 '원푸드(One-Food)'!


B급 감성으로 A급 흥행을 잡다

MZ세대가 열광하는 축제들의 공통점은

바로 '단일 음식'을 메인 테마로 잡아 강력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는 점입니다.

전국민이 사랑하는 소울 푸드에 지역의 개성을 입히니,

타 지역에서도 '맛'을 찾아 기꺼이 방문하는 트렌드가 생겨났습니다.


지난 10월 말 열린 김천김밥축제, 원주만두축제, 대구떡볶이축제, 전주비빔밥축제는

모두 SNS에서 뜨거운 화제를 모았습니다.

“두 시간이나 줄 섰지만 후회 없다”, “김밥 하나로 도시 이미지가 달라졌다”는

관람객 후기들이 이어졌습니다.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썸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김밥축제’ 언급량은 전월 대비 183% 증가했고,

‘만두축제’는 78%, ‘떡볶이축제’는 무려 1,591% 급증했습니다.


이제 축제는 더 이상 예산으로 홍보하는 행사가 아닙니다.

관람객의 입소문이 곧 마케팅이 되고, SNS가 홍보채널이 되는

‘참여형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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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김밥축제 : ‘3무(無)’ 전략의 역발상

김천시는 과감했습니다. 개막식도, 의전도, VIP 행사도 모두 없앴습니다.

대신 시민과 관광객이 주인공이 되는 ‘김밥 말기 챌린지’와 ‘셀프 김밥존’을 중심에 세웠습니다.


형식을 비운 자리에 참여와 즐거움이 채워지자,

그 단순한 발상이 오히려 강력한 힘을 발휘했습니다.

SNS에는 “김밥천국 도시답다”, “김밥 랩핑존 아이디어 대박” 같은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행정이 아닌 시민이, 기획이 아닌 참여가 축제의 주인공이 된 순간이었습니다.


김천은 포도나 자두 같은 특산물이 있음에도,

대중적인 ‘김밥’에 지역의 스토리를 입혀 도시 아이덴티티로 끌어올렸습니다.

이는 고급화 전략이 아니라, 일상을 콘텐츠로 바꾸는 힘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image.png?type=w966 2025년 원주만두축제 야간 행사


원주만두축제 : 시장 골목에서 피어난 MZ 감성

원주는 전통시장 일대를 ‘만두 거리’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수제만두 쿠킹클래스, 이색 만두 콘테스트, 포토존 등

모든 프로그램이 MZ세대의 취향을 정확히 겨냥했습니다.


SNS에는 ‘사진 찍기 좋은 시장 축제’, ‘만두로 떠난 하루 여행’ 같은 후기가 쏟아졌습니다.

익숙한 공간이 낯선 즐거움으로 바뀌는 순간, 사람들은 시장을 다시 찾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원주만두축제는 지역 상권과의 연계 면에서도 주목받습니다.

상인회가 직접 기획에 참여하고, 청년 푸드트럭 팀을 공모로 선발했습니다.

그 덕분에 축제 수익이 다시 지역으로 순환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시장 재생’과 ‘세대 교류’를 동시에 실현한 실험장이 된 셈입니다.


image.png?type=w3840 2025 대구 떡볶이 축제

대구떡볶이축제 : 길거리 음식의 리브랜딩

대구는 전국의 떡볶이 브랜드와 로컬 분식집을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클래식한 맛과 퓨전 메뉴가 경쟁하듯 나란히 서 있었고,

레트로 포장마차 존과 DJ 부스가 축제의 열기를 더했습니다.

‘나만의 떡볶이컵 꾸미기’, 포토존, 라이브 공연 등

참여형 콘텐츠가 SNS 확산을 이끌었습니다.

사진 한 장, 짧은 영상 하나가 곧 홍보가 되는 시대.

대구는 그 흐름을 정확히 읽어냈습니다.


MZ세대에게 맛보다 중요한 것은 ‘경험’입니다.

줄 서서 기다리는 시간조차 ‘스토리’로 소비되는 세대에게

대구떡볶이축제는 단순한 먹거리 행사가 아닌 ‘참여할 만한 현장’으로 기억되었습니다.

image.png?type=w966 2025 전주 비빔밥 축제


전주비빔밥축제 : 전통과 세계의 비빔

‘비빔, 세계를 잇다’를 주제로 열린 전주비빔밥축제는

UNESCO 음식창의도시 전주의 자부심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거대한 비빔 퍼포먼스와 세계 각국의 음식을 선보인 ‘세계비빔존’은

축제의 핵심 무대로 자리 잡았습니다.


가족 체험존과 야간 공연이 결합되며,

비빔밥축제는 먹거리 행사를 넘어 도심형 복합문화축제로 진화했습니다.

전주는 전통을 지키는 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대신 ‘함께 비비는 문화’를 제안하며 세대와 국경을 넘어 공감할 수 있는 열린 축제로 확장했습니다.

젊은 세대는 그 유연한 감성에 반응했고, 전통은 그렇게 다시 현재의 언어로 소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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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가 축제를 소비하는 방식: '힙'한 축제를 위한 3가지 전략

최근 축제의 성공은 단순히 ‘먹거리’에 있지 않습니다.

특히 MZ세대는 축제를 하나의 놀이 공간이자 인증샷 성지로 소비합니다.

이들은 보고, 참여하고, 공유하며 축제를 하나의 ‘미디어 공간’으로 만들어갑니다.


1. SNS 인증 욕구 충족

김천김밥축제의 이색 김밥, 원주만두축제의 글로벌 미식, 대구떡볶이축제의 레트로 감성, 전주비빔밥축제의 퍼포먼스,

이 축제들의 공통점은 모두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하다는 점입니다.


SNS에 올리기 좋은 장면이 곧 콘텐츠가 되고,

그 생생한 현장감과 독특한 경험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며 축제의 열기를 확산시켰습니다.


현장의 생생함과 독특한 경험은

실시간으로 공유되며 강력한 바이럴 효과를 만들어냈고,

각자의 피드 속에서 다시 살아나는 ‘참여형 미디어’가 되고 있습니다.


2. 직접 참여하는 '놀이'

직접 만들고(만두 만들기·셀프 BBQ), 경쟁하며(떡볶이 콘테스트·왕만두 탑 쌓기) 즐기는 체험형 구성은,

단순히 구경하는 행사를 넘어, 관객이 ‘축제의 일부’가 되는 몰입감을 만들어냅니다.


MZ세대는 ‘나만의 경험’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누군가의 맛 리뷰보다, 내가 만든 한 접시의 기억이 더 오래 남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먹방을 넘어 ‘직접 참여하고 공유하는 축제’를 원하며,

그 열정이 현장의 활기를 완성시킵니다.


3. 한 가지 음식에 집중하라 : One-Food Branding

하나의 음식으로 정체성을 강화하는 ‘원푸드(One-Food)’ 전략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국민이 사랑하는 소울푸드에 지역의 스토리를 입히면 강력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형성됩니다.


김밥에 도시 이미지를 입히고, 만두로 시장을 재해석하며, 떡볶이에 레트로 감성을 더하는 순간

지역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맛의 목적지’로 변합니다.


MZ세대는 이러한 명확한 콘셉트와 메시지에 쉽게 반응합니다.

“이 도시 = 그 음식”이라는 연결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것이죠.



성공적인 축제의 비결은

‘무엇을 먹게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경험하게 하느냐’에 있습니다.

SNS에 올리고 싶은 순간, 참여하고 싶은 현장, 다시 찾고 싶은 도시.

이 세 가지가 지금, 대한민국 축제의 새로운 공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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