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애, 너의 첫 목소리
2024년 12월 16일.
“응애, 응애—”
낯설고 차가운 수술대 위에서, 나는 눈을 감은 채 떨고 있었다. 서른아홉이라는 나이에도 그 순간만큼은 마치 세상에 처음 서보는 아이처럼 두렵고 낯설었다. 몸은 힘에 겨워 눈을 뜨지 못했고, 오직 마음만이 바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때, 아주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두시 삼십구 분, 아들입니다.”
“어머, 너 너무 귀엽다.”
간호사 선생님의 말과 동시에, 세상을 찢고 나온 듯 우렁찬 울음이 병실 가득 울려 퍼졌다. 낯설고도 힘겨운 자리에서, 나는 처음으로 너의 목소리를 들었다.
눈물이 흘렀다. 기다림 끝에 만난 반가움이었다. 열 달 동안 쌓였던 시간들이, 억겁의 세월을 기다린 것처럼 한순간에 터져 나왔다.
“안녕, 아가야. 내가 너 엄마야.”
너에게 처음 건넨 인사는 그 한마디였다. 세상 누구에게도 해본 적 없는 말, 하지만 내게는 가장 자연스럽고 꼭 맞는 말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안다. 우리의 시간은 다시 오지 않을, 그러나 겹겹이 쌓여 남을 것이라는 것을. 너의 울음, 나의 눈물, 그리고 그 두 소리가 겹쳐 만들어낸 첫 순간이 앞으로의 모든 날들을 비추는 빛이 될 거라는 것을.
아가야, 이렇게 와줘서 고마워.
너로 인해 내 삶은 다시 시작되었고, 앞으로의 시간은 너와 함께 쌓여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