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우리 처음 만난 밤
예정일이 3일 지난 새벽 두 시.
그날도 잠들지 못한 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었다.
그러다 화장실에서 “퐁” 소리와 함께
따뜻한 무언가가 다리 사이로 흘러내렸다.
당황했지만 곧 양수가 터진 걸 알았다.
그리고 미안했다.
예정일이 지나 몸이 힘들다며
“언제 나올 거냐”라고 수십 번 말했던 하루였다.
혹시 내 성급한 마음이 너를 놀라게 했을까 싶었다.
아빠를 깨우지 않으려 애써보다가
결국 속수무책으로 흐르는 양수를 막고
출산 가방이 있는 방으로 향해
자고 있던 아빠를 깨웠다.
“오빠, 양수가 터진 것 같아.”
놀라 정신을 못 차리는 아빠와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그날 새벽, 눈이 흩날리고 있었다.
분만실에 들어가 진통을 기다리며
나는 수시로 패드를 갈았다.
양수는 이미 세 시간째 흐르고 있었지만
진통은 오지 않았다.
촉진제를 맞고 유도 분만이 시작됐다.
시간이 흘러 고통은 점점 심해졌고
무통은 두 번이나 맞았다.
그러나 자궁은 아직 5cm.
아빠의 카운트다운에 의지하며
복도를 돌고 또 돌았다.
20시간이 흘렀다.
“내 딸이었으면 수술을 권했을 겁니다.”
청천벽력 같은 말.
나는 마지막까지 고민했지만
16일로 넘어가며 수술을 결정했다.
차가운 수술대, 새우자세로 마취를 하고
잠시 후—
“응애.”
“두 시 삼십구 분, 아들입니다.”
“어머, 너무 귀엽다.”
그렇게 우린 만났다.
반가워, 아가야.
그렇게 눈물과 함께 너를 만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