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성장

버스여행

by 도담

9월의 어느 날,

너와 처음 버스를 탔다.

거창한 여행은 아니었지만

입추가 지난 하늘은 파랗게 높았고

구름은 뭉게뭉게 예뻐서

너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다.


아침부터 분유와 장난감,

까까와 온갖 짐들을 챙기고

빨래를 돌리고, 주방을 치우고,

머리를 후다닥 감고, 마스크팩까지 붙이고…

자는 너를 몰래 훔쳐보며

“아직 깨지 마” 속으로 빌었다.


딱 맞춰 일어나 준 너를 씻기고

부드러운 옷을 입히고

드디어 출발.


버스 창밖으로 두리번거리며

움마, 움마 외치는 너.

클락션 소리에 놀라

내 허리를 꼭 붙잡던 너.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사실 목적지는 병원이었지만

우리에게는 열 정거장의 여행이었다.

사람들의 예쁘다는 눈길도 받으며

진료 전 우유도 먹고

작은 카페에서 까까도 나눠 먹고,

커피와 물도 마셨다.

선풍기 충전기를 깜빡한 건

엄마의 작은 실수였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생각했다.

언제 이렇게 컸을까.

네가 걸어 다니면 또 어떤 추억이 쌓일까.


아가야, 우리 다음 주엔

오늘보다 더 신나는 곳으로 떠나자.

엄마는 오늘 하루 종일 너무 설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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