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백세시대라지만,
너를 낳고 난 뒤로는
아니, 너를 가지면서부터
머릿속에 늘 자리 잡은 건 내 나이, 마흔이었다.
“아오,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
삼촌 말대로
살아가기만 해도 복잡한 인생,
굳이 더 걱정할 필요 없다고 나도 알지만
그래도 생각이란 게 마음 한편에서
자꾸 피어오르더라.
아가야,
네가 마흔이 되는 그날
엄마는 여든.
지금 나는 아직 젊고
너는 이제 피기 시작한 작은 새싹인데,
그때의 너는 얼마나 빛나고 있을까?
그리고 그 빛나는 네 옆에
엄마가 함께 있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을 헤집어 놓는다.
너를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시간이 더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아
그게 너무너무 무서워.
어느 날 이모가 말했지.
“지유 누나의 오십, 육십을 못 볼 것 같아서 슬프다…”
그 말을 듣고서
엄마는 네마흔을 못 보게 될까 봐
같은 두려움이 가슴을 세차게 치고 지나갔어.
네가 힘들고 지칠 때
말 한마디 없이 찾아갈 ‘엄마’가
그때 그 자리에 없으면 어떡할까.
TV 뉴스에서
정정해 보이던 연로한 배우가
80세로 별세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그분의 긴 생보다
괄호 안의 숫자만 더 크게 보였다.
여든…
그 나이가 이렇게 가깝게 느껴진 적이 있었을까.
언제쯤 이 불안이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을까?
아직 너와의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너무 달아서
더 오래 붙잡고 싶은 마음 때문일까.
바보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엄마는 지금도 잘 견디고
행복한 생각만 하려고 애쓰고 있어.
너를 오래오래 사랑하고 싶어서,
너의 인생을 오래도록 지켜보고 싶어서.
사랑한다 내아가.
—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