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사랑

백세시대

by 도담

백세시대라지만,

너를 낳고 난 뒤로는

아니, 너를 가지면서부터

머릿속에 늘 자리 잡은 건 내 나이, 마흔이었다.


“아오,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

삼촌 말대로

살아가기만 해도 복잡한 인생,

굳이 더 걱정할 필요 없다고 나도 알지만

그래도 생각이란 게 마음 한편에서

자꾸 피어오르더라.


아가야,

네가 마흔이 되는 그날

엄마는 여든.

지금 나는 아직 젊고

너는 이제 피기 시작한 작은 새싹인데,

그때의 너는 얼마나 빛나고 있을까?

그리고 그 빛나는 네 옆에

엄마가 함께 있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을 헤집어 놓는다.

너를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시간이 더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아

그게 너무너무 무서워.


어느 날 이모가 말했지.

“지유 누나의 오십, 육십을 못 볼 것 같아서 슬프다…”

그 말을 듣고서

엄마는 네마흔을 못 보게 될까 봐

같은 두려움이 가슴을 세차게 치고 지나갔어.


네가 힘들고 지칠 때

말 한마디 없이 찾아갈 ‘엄마’가

그때 그 자리에 없으면 어떡할까.


TV 뉴스에서

정정해 보이던 연로한 배우가

80세로 별세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그분의 긴 생보다

괄호 안의 숫자만 더 크게 보였다.

여든…

그 나이가 이렇게 가깝게 느껴진 적이 있었을까.


언제쯤 이 불안이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을까?

아직 너와의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너무 달아서

더 오래 붙잡고 싶은 마음 때문일까.


바보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엄마는 지금도 잘 견디고

행복한 생각만 하려고 애쓰고 있어.


너를 오래오래 사랑하고 싶어서,

너의 인생을 오래도록 지켜보고 싶어서.


사랑한다 내아가.


—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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