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

악착같이 살잖아

by 이재이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 - H1-KEY(하이키)>

최근에 내가 들었던 노래 중에 들으면서 가장 위로를 많이 받은 노래가 이 곡이 아닌가 싶다. 가사 하나하나가 아름답고 위안을 주는 말로 가득 차있어서 하루에 한 번은 꼭 듣는다.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

제발 살아남아 줬으면

꺾이지 마 잘 자라줘


도시 한가운데, 시멘트 바닥을 뚫고 나오는 식물들을 가끔 볼 수 있는데,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이런 식물들을 보면 살아남기 위해 그 좁은 틈으로라도 나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힘든 시기를 겪을 때마다 (물론 나보다 더 힘든 시기를 겪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나는 그저 나 자신을 탓하고, 내가 능력이 부족해서, 노력이 부족해서 잘 헤처 나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온몸을 덮고 있는 가시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견뎌내 줘서 고마워


이 노래를 처음 듣고 "견뎌내 줘서 고마워"라는 말에 울컥하고 말았다. 그동안 나는 겨우 견뎌내는 나 자신이 한심하고 나약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유리멘탈이어서 잘 흔들리고 넘어지는 거라고.


예쁘지 않은 꽃들은 다

골라내고 잘라내

예쁘면 또 예쁜 대로 꺾어

언젠가는 시들고


왜 내버려 두지를 못해

그냥 가던 길 좀 가

어렵게 나왔잖아

악착같이 살잖아


위 가사를 듣고 내가 느낀 한국 사회를 너무 적절하게 잘 표현한 것 같아 놀랐다. 마르면 너무 말랐다고, 또 살쪘으면 살쪘다고, 정을 가장한 오지랖이 참 많고, 그런 말들이 가시가 되어 마음에 박히곤 한다. 각자 삶에 집중해서 살 수는 없는 것일까?


이 노래는 폭풍 속에서도 자리를 지키며 악착같이 버티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어 만나는 사람마다 추천해주고 있는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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