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업무를 하다 보면 흔하게 나오는 말들이다. 정말 많은 사람들과 일을 하다 보면 기본적으로 학력이 좋은 친구들에 대한 기본적인 기대치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막상 같이 일하다 보면 그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들이 많아서 많이들 하게 되는 말일 것이다. 물론 공부를 잘해서 좋은 학교를 나온 직원들의 기본적인 장점은 있다. 성실함과 명석함. 하지만 회사에서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 그 성실함과 명석함이 잘 활용되는 직원이 있는 반면에 이상하게 뭔가 핀트가 달라서 자꾸 어긋나거나 혹은 자신만의 고집이나 자존심으로 인해 엉뚱하게 일이 안 풀리는 경우들도 많다. 하지만 정작 일을 잘하는 직원들을 보면 말 그대로 일머리가 있다. 쉽게는 말귀가 밝아서 상사나 고객이 원하는 것을 금방 캐치하거나 답을 찾아내기도 하고, 좀 더 큰 시야로 보면 일의 흐름을 잘 읽어서 어떻게 하면 금방 해결이 될 수 있는지 방법을 잘 제시하기도 한다. 심지어, 자신만의 센스로 업무의 필요한 인간관계를 잘 만들어 놓고, 남들보다 훨씬 더 수월하게 문제를 풀어나가기도 한다. 결국, 이 부분에 있어서는 무엇인가 명확하게 말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서 기본적으로 일머리나 센스가 없는 직원들에게는 따라서 하기에도 가르쳐주기도 힘든 부분이 있다.
업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일머리 혹은 센스는 너무나도 중요하다. 꽤 많은 과정과 결과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주기도 하고, 수많은 아이디어를 찾아내거나 많은 업무 프로세서를 바꿔놓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한 조직에 센스 좋은 직원 한 명만 들어와도 업무성과는 확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특히, 그 조직이 경직되어 있고, 타성에 젖어서 많이 올드한 조직일수록 한 명의 센스 있는 직원이 정말 많은 것을 달라지게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그런 직원의 경우 자신의 업무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일의 해결 과정을 찾는 것에는 기본적인 감이 있다 보니 누군가가 조언을 구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더 좋은 방법을 알려줄 수 있다.
다만, 이런 직원들의 성향이 중요한데, 이런 직원이 성격이 착하거나 거절을 잘하지 못하고, 관계나 기본 예의를 중시하는 경우에는 본인이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아진다. 조직이라는 것이 아무리 관리가 잘 된다고 하더라도 모두 구성원이 같은 강도의 업무를 하거나 동일한 양의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결국은 더 능력 있는 직원에게 일은 몰리게 되어있다. 심지어 그렇게 주어지는 일조차도 그가 가지고 있는 센스로 더 쉽게 처리하다 보니 급할수록 다양한 부탁과 압박으로 업무가 몰리게 되는 것이다. 보통은 이런 일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다 보면 스스로 번아웃에 빠져서 점점 업무의 능력이나 의욕이 사라지게 되거나, 최악의 경우 반복적인 부탁이나 요구를 어느 시점에서 거부하거나 받아주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자연스럽게 조직에서 소외되거나 버려지는 일도 발생한다.
이런 과정을 이미 겪어서 이직을 했거나, 혹은 이미 많은 과정에서 자신의 능력을 이용하려는 사람들로부터 부당한 경험을 겪게 되어 더 이상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게 되면, 소위 싸가지가 없어진다. ( 좀 센 표현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확 와 닿는 다른 표현이 없다) 즉, 업무에 있어서 정확하게 선을 긋거나 자신의 성과와 연계된 업무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보인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그 정도에서 멈추지만 심해지면 자신에게 책임이 올 수 있는 리스크가 높은 업무는 아예 처음부터 거부하거나 지능적으로 피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그렇게 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업무 진행에서 팀워크보다는 개인 중심적으로 처리하며, 다른 직원들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업무만 마친다면 눈치를 보지 않고 칼퇴를 하거나, 본인 스케줄에 따라 편하게 휴가를 가기도 한다. 솔직히 냉정하게 말하면 그 직원이 잘못한 것은 단 하나도 없다. 그 직원은 항상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좋은 결과를 낼 뿐 아니라 스스로의 삶도 잘 챙기기에 더 오래 안정적으로 성과를 만들어 줄 가능성도 높다.
다만,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리더의 입장에서는 마냥 좋다고 할 수는 없다. 분명히 조직의 분위기에 많은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과의 마찰로 인한 리스크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 상황을 개선하고자 뭐라고 지적이라도 할라치면 명분도 애매하다. 이미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 직원에게 부족한 직원의 업무를 도와주라고 하는 것도 형평성에 어긋날 뿐 아니라, 업무 외적인 태도를 지적하기에 그들은 결코 선을 넘을 행동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조직의 입장에서도 절대적으로 꼭 필요한 존재임과 동시에 있으면 거슬리는 존재인 경우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간혹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 부서에 갑자기 이탈 인원이 발생하여 타 부서에서 이동할 인원을 추천받았는데, 이렇게 두 명의 직원이 후보에 올랐다.
추천 1 : 누가 봐도 성실하고 선하며, 조직원 간의 관계도 좋고 예의도 바르다. 다만, 일머리가 없어 좀 느리고 우둔하며, 센스도 없다.
추천 2 : 누가 봐도 싸가지가 없고 자기중심적이며 내부에 적도 많고 트러블도 많다. 다만, 일을 기가 막히게 잘하고 빠르며, 센스도 있어서 성과를 만들어 내는데 탁월하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누구를 선택해야 할 것인가? 물론 부서의 상황과 추천자의 직급이나 역할, 다른 조직원의 구성도 고려사항이 될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둘만 놓고 비교한다면 고민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둘 중에 한 명은 반듯이 우리 조직에 온다는 뜻이고, 다음번에도 같은 성향의 사람이 온다는 법은 없으니 우리는 이런 두 종류의 직원들과 친해질 수 있는 각자의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나는 추천 1의 경우 직급에 따라서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부서 내에서 가장 힘든 일을 주고 다른 구성원들이 함께 도와줄 수 있도록 한다. 이런 직원들의 경우 가장 큰 무기가 인간적인 매력이다 보니 그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많은 직원들이 도움을 줄 가능성이 높다. 그가 요청을 해서 도와주게 되는 것이든, 어쩔 수 없이 도와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든지 간에 이 직원에게는 여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다 보면 이 직원은 부서 내에서 다른 공동업무에 대해서도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자신의 역량도 스스로 키워나가려는 노력을 하는 경우가 많다. 참 안 좋은 방법일지도 모르지만 관계 중시형 성격에 사람들에게는 그 주변인들의 고생이 인질이 되어야 역량이 커가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추천 2의 경우는 조직의 성과와 가장 연관성이 높은 업무를 준다. 당연히 주어진 업무에서는 탁월한 결과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팀 성과에도 좋은 결과를 줄 뿐 아니라, 개인의 성과를 높게 주기에도 명분은 충분해진다. 그러니 부서 내에 관계가 좋지 않고 시기하는 직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본인의 성과와 연계된 팀 성과를 담당하는 만큼 크게 티를 내면서 관계를 불편하게 할 수는 없다. 다만, 계속해서 다른 팀원들과 겉도는 상황은 좋지 않기 때문에 OJT를 핑계로 신입이나 막내 직원과 파트너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후배 직원에게는 일 잘하는 직원에게 업무요령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고, 그 직원에게는 그나마 편하게 소통할 수 있고, 조금은 친절해져도 어색하지 않을 적당한 편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보통 조직원 모두와 벽을 쌓고 지내던 사람도 한 명과의 관계가 개선되면 좀 더 쉽게 나머지 조직원들과도 가까워지는 경우들도 생기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직장생활을 사회생활이라고 말한다. 즉, 우리가 함께 업무를 하고 생활을 하는 공간과 관계가 이미 충분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작은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수많은 시간들을 보내며, 업무적인 성과를 쌓기도 하고, 인간적인 관계를 맺기도 한다. 그리고 그 안에 공존하는 각각의 존재들은 자신만의 개성과 장점으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다. 분명히 그 사회에 들어가기 위한 노력도 다르고 그 안에서의 가치도 다르기에 우리는 공평하게 살아갈 수도 없고, 똑같이 살아갈 수도 없다. 다만, 그 존재 존재가 각자의 이유는 가지고 있을 것이며, 그 이유가 결국 그들의 역할을 더욱 빛나게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사회이기 때문에 각자의 능력과 매력도 중요하긴 하지만 서로 조화롭게 맞춰가고 어울려가는 서로 간의 노력도 중요할 것이다.
"센스 없는 게 나을까? 싸가지 없는게 나을까?"
아마 정답은
"둘 다 좀 있으면 안 돼?"
겠지만 굳이 정해야 한다면, 누가 오든 없는 것을 서로 좀 보테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