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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희종 Jan 08. 2021

잊어줄 수 있겠니

우리의 삶이 가사가 된다면

아내가 이름만 꺼내도 눈물을 흘리네요.

우리 아이가 너무 이뻐서

그 아이의 이름이 더 쓰리고 아픈가 봐요.

작은 재주라도 아이에게 위로가 될까

끄적입니다





잊어줄 수 있겠니

잊어줄 수 있겠니 제발
아주 작은 점하나도
남김없이
모든 게 없었던 것처럼
지금이 시작인 것처럼
다 지워줄 수 있겠니 제발

아무것도 몰랐으면 좋겠어
아무것도 없었으면 좋겠어
너의 머릿속에

너의 마음속에
아무것도 남지 않았으면 좋겠어

우리만 기억하면 안 될까
우리만 슬퍼하면 안 될까
잊지 않고 오래오래
아물지 않고 오래오래
우리만 아파하면 안 될까

잊어줄 수 있겠니 제발
아주 작은 점하나도
남김없이
모든 게 없었던 것처럼
지금이 시작인 것처럼
다 지워줄 수 있겠니 제발

우리가 기억하면 안 될까
우리만 슬퍼하면 안 될까
잊지 않고 오래오래
아물지 않고 오래오래
우리만 아파하면 안 될까

이름만으로 가슴이 아파
생각만으로 눈물이 흘러
어쩌면 너무 아파 잊은 척 살지 몰라

억지로 억지로 피하면서 숨길지 몰라

그래도
기억할게 우리가
슬퍼할게 우리가
아파할게 우리가

그러니까 제발
잊어줄 수 있겠니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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