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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희종 May 10. 2021

브런치 구독자 1000명_ 브런치가 달라지게 만든 나

1. 내 감정을 담아두기 시작했다.
 내가 쓰는 글은 주로 육아에 관한 주제나 직장생활에 대한 것들이다. 당연히 내가 살아가는 삶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이 기본이 되고 있고, 삶 속에서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한 내용들이다. 그러다 보니 제일 많이 달라진 것은 나 스스로의 감정이나 생각들을 잘 담아두게 된다는 것이다. 그때그때 느껴지는 감정이나 생각들 중에 글의 소재가 될만한 것들을 [작가에 서랍]에 담아두고 시간이 나면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런 행동들은 그 감정의 인과관계를 좀 더 생각해보게 된다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예전에는 순간의 감정들을 그저 감정의 기복이라는 생각으로 쉽게 넘겼다면, 지금은 그 감정을 글로 남기기 위해,

왜 이런 감정이 들었는지?
예전에 이런 감정을 느낀 적은 또 언제였는지?
이런 감정이 나에게 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좀 차분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과정들이 나를 좀 더 너그럽게 만들어 주고, 내 삶을 좀 더 감사하며 살아가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2. 글 쓰는 것을 꾸준히 하게 됐다.
 예전에 쓰던 글들은 주로 필요에 의해서 쓰던 것들이었다. 그래서 그렇게 쓰는 글은 주로 마감에 맞춰서 쓰게 되고, 마지막에 몰려서 급급하게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그렇다고 과거에 썼던 글들이 대충 쓴 글이거나 허술한 글이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숙제같이 쓰는 경향이 많았다는 것이다.(글을 쓰는 과정에 스트레스도 많고, 고민도 더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스스로 일기를 쓰는 마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삶을 살아가며 느끼는 감정들이나 생각들과, 내가 쓰는 소설의 내용에 이어지는 아이디어들이 떠오르면 그때 편하게 글을 쓰고 있는데, 마감도 압박감도 없다 보니 글을 쓰다가 아니다 싶으면 쿨하게 지우기도 하고,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앉았는데 글이 안 써지면, 이 글은 내 것이 아닌가 보다. 쉽게 포기하기도 한다.(이런 편한 마음이 오히려 나에게 글을 쓰는 부담을 없애주어서 훨씬 더 편하고 쉽게 글을 쓰게 해 주었다.) 마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엇인가 꼭 지켜야 할 약속이 있는 것도 아이어서 오히려 게을러질 수 도 있겠지만, 어느새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글의 조회수가 늘어나다 보니, 게으름이 파고들 수 없는 적당한 긴장감을 만들어 준다. 그래서 매일 써야 하는 방학숙제 같은 일기가 아니라, 내가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마다 쓰는 일기처럼 쓰고 싶을 때 편하게 글을 쓸 수 있는 습관이 들었다.

*이 부분에서는 브런치가 수익과 연관이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되는 것 같다. 만약, 브런치가 수익이 되었다면 나에게는 더 큰 부담과 욕심이 생겨서 즐겁지 않게 글을 썼을 수 도 있다. 지금은 브런치에서 만들어지는 가치가 금전적인 수익보다는 스스로의 자존감으로 얻어지기 때문에 조금은 더 부담 없이 편하게 글을 쓰는 것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

3. 글 쓰는 것에 대한 새로운 꿈이 생겼다.
 출간이라는 목표는 나 스스로가 다시 글을 쓰게 하는 큰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 이후 이어지지 못한 프로젝트들은 나를 다시 움츠리게도 만들고, 나의 글쓰기를 멈추게 만들 뻔하기도 했다. 하지만 브런치는 그런 나의 창작활동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비록 다른 글들에 비에 조회수가 적고, 어딘가에 소개되지도 못했지만, 스스로 하고 싶었던 소설가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소설 쓰기를 시작할 수 있게 해 주었고, 무엇인가 마무리를 할 수 있게 해 준 것은 다시 또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했다.(공모전이 욕심이 나서 열심히 마감하게 되었다.) 브런치를 처음 시작할 때도 아무런 기대 없이 시작했던 것처럼, 브런치 안에서 소설을 쓰기 시작하는 지금도 무엇인가를 크게 바라고 기대한다기보다 스스로 글을 계속 쓸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고, 그것이 나중에는 어떤 형태든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니 나에게는 브런치가 새로움 꿈을 꾸고 키워나 갈 수 있는 멍석이 되어주었다.

 브런치 작가가 되면서 나는 참 많은 것들이 변했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도 꾸준히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정확하게 심어주게 되었다.(주변에서 알려주지 않았는데, 브런치 글 잘 보고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받기도 한다.) 무엇보다 너무 사랑하는 아이가 자라는 과정에서 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잘 담아둘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지금 내가 살아가는 현재의 상황에 좀 더 감사할 수 있는 마음도 생겼다.

 그래서 혹시 브런치 작가를 고민하는 사람이 있거나, 잘할 수 있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과감하게 조언할 수 있다.      

"한번 시작해 보면 안다. 이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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